엄밀한 영문법? – taller than me?

He is taller than me 가 맞을까? 아니면 he is taller than I 가 맞을까?

보통은 둘다 맞다고 한다. 엄격하게 영문법을 적용하면 I 가 맞지만 me 도 구어로 많이 쓰이기 때문에 허용이 된다 정도가 일반적인 설명이다.

좀더 자세히 풀자면 ‘than’의 품사를 뭘로 보느냐의 관점에 따라 답이 달라질 수 있다. than을 접속사로 본다면, He is taller than I (am). 에서 am 이 생략된다고 보기 때문에 I 가 맞을 것이다. 반대로 me 를 쓴다면 than을 전치사로 사용한 것이고.

그러니까 앞의 설명대로라면, 엄밀한(?) 영문법이라는 관점에서 than은 전치사로 쓸 수 없다고 하고, 따라서 me를 사용하는 것은 틀린 문법이지만, 현대에 와서 (?) 사람들이 많이 쓰니까 일종의 grammatical laziness로 me를 허용해 준다.

사족이지만, 예전에 GMAT 공부할 때 이문제를 마주친 적이 있는데, GMAT은 문법이 맞고 틀리고 보다는 분명한 의사전달력을 보는 시험이기에, He is taller than I am. 이라고 다 풀어서 쓰는 것을 답(?)으로 본다.

여기까지가 지금까지 내가 알고 있던 내용이고, 오늘은 이코노미스트 기사에서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어서 메모를 남긴다.

그러니까 me를 쓰는게 현대에 와서 생긴 grammatical laziness만은 아니라고 한다. 영어의 표준을 정립한 위대한 셰익스피어 님께서도 than을 전치사로 사용하셨다고.

셰익스피어의 줄리어스 시저 1막 3장에 보면 아래와 같은 문장이 나온다.

A man no mightier than thyself or me.

셰익스피어 말고도, 걸리버 여행기를 쓴 조너선 스위프트나 18세기 시인 사무엘 존슨도 than을 전치사로 쓴 적이 있다. 그러니 than을 전치사로 쓰는게 현대 영어에서 새로 생긴 버릇은 아니다.

누군가가 I am taller than me. 를 바로잡으려고 지적질을 한다면 당당하게 받아쳐야 겠다. 당신이 영어에 있어서 셰익스피어보다 위대한 사람이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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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 (1564 –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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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기사

Why both I and me can be right, the Economist, 2016년 4월 7일자

발음/관사/전치사 이야기

Originally posted 06/22/2014 on facebook

미국온지 4년째. 이미 딸아이는 나의 발음을 한참 앞질러 버렸다. 요새는 내가 그림책 읽어주면 자꾸 나의 발음을 거슬려 한다. 발음이 아주 나쁜편이 아니라고 자신하던 나도 딸의 발음교정에 가끔 기가 죽곤 한다. 아주 기본단어인데 발음이 까다로운 단어 중 하나가 girl이다. 한번은 그림책 읽어주다가 girl이 나왔는데 아이가 거슬렸는지 몇번을 교정해준다. 한 5분정도 나에게 가르쳐주고선 포기했다. 나를 포함 한국 분들이 girl을 발음하면 대부분 /r/을 생략하고 /gul/이라고 발음한다. /r/하고 /l/을 연달아서 발음하는게 좀 힘든데, 약간 팁을 주자면 /r/하고 /l/사이에 약하게 ‘어’를 집어넣어서 발음하면 조금 비슷해진다. 사실 그래도 나는 아직 어렵더라. 비슷한 류의 단어가 curl, squirrel 되시겠다.

/r/발음과 /th/ 발음은 한국말에 없는 대표적인 발음. 영어 처음 배울 때부터 선생님들이 많이 강조하기 때문에 발음에 신경쓰는 분들은 어느정도는 한다. 그래서 대부분 /r/이 단어 제일 앞에 나올 때는 그래도 되는데 단어 중간에 나올 때가 참 곤욕스럽다. 그리고 너무 /r/을 신경쓰다보면 /l/발음까지도 굴려서 /r/로 발음하기도 한다. 근데 /r/, /th/가 정복된다고 다가 아니다.

사실 진짜로 어려운 건 모음(a,e,i,o,u)이랑 반자음인 /w/이다. 한국 사람치고 wood 제대로 발음하는 분 거의 못봤다. 나도 /w/발음은 정말 많이 연습했는데, 아직 딸아이 선생님한테 wood를 통과 못했다. /z/발음도 어려운데 이건 다행히 최근에 통과했다. 이쯤되면 그림책 읽어주는게 내가 읽어주는 건지 한수 배우는 건지 헤깔리기 시작한다. ㅎㅎ 그리고 모음은 /아,에,이,오,우/가 우리나라에 있는 발음인지라 대부분 한국분들이 편하게 생각하는데 실제 영어의 /a,e,i,o,u/는 미묘하게 다르다. 그래서 그런지 더 고치기 힘든것 같다. 마지막으로 우리나라 말은 입을 많이 쓰지 않고 웅얼거려도 발음이 구분이 잘 되는데, 영어는 그렇지가 않아서 입을 많이 움직여서 발음해야 한다. 나는 한국말 할때도 자신이 없거나 긴장을 하면 웅얼거리거나 말끝을 흐리는데, 이게 영어할때는 치명타다. 회사 면접 볼때 처음에 이것때문에 엄청 고생했다. 미국사람은 생각하는게 표정에 다 드러나는데, 얼굴이 팍 찌그러 지더라.

한국사람들이 또 어려운 부분이 관사와 전치사이다. 관사와 전치사가 딱히 맞지 않아도 대부분 의사소통에 큰 무리가 없기 때문에 처음에는 그다지 신경쓰지 않았는데, 지내다 보니 관사나 전치사가 틀리면 미국 사람들이 꽤 거슬려 한다는 걸 알게되었다. 영어 잘하는 한국분들도 관사는 자꾸 빼먹고 글을 쓸 때가 있는데, 나도 학교 다닐때 레포트 제출하면 문법에 민감한 조교들은 관사/전치사에 벅벅 빨간줄 표시해서 수정하라는 feedback이 오곤 했다. 발음/관사/전치사는 절대 몇년으로 해결 안되는 부분이고 아마 평생 노력해야 조금 나아지지 싶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매번 영어할 때마다 발음/관사/전치사 하나 하나 신경쓰면서 정확하게 말하고 문법에 맞는 단어 하려고 완벽에 완벽을 기해야 할까? 그렇지는 않다. 언어를 배울때 제일 중요한 것은 자신감과 부딪혀보는 용감함인데 완벽을 기하려다가 이런걸 잃게 된다면 절대로 발전할 수 없다. 일단 틀려도 계속 해보고 부딪혀봐야 영어가 는다.

그리고 대부분 사람들이 많이 이야기 하는 인도 영어. 인도사람들은 영어를 잘한다. 그배경을 보면 인도는 수많은 민족과 언어가 있는 나라이다 보니 영국 사람들이 표준어를 영어로 정해버렸다. 그래서 학교에서 모두 영어로 교육을 하고 제대로 교육을 받은 이들은 영어를 모국어처럼 사용한다. 이 친구들은 정말 영어를 fluent하게 하는데 아쉬운게 발음은 자기내 식으로 해버린다. 예를 들자면 /th/를 그냥 /t/로 발음해버린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인도영어를 처음 접하면 발음 정말 엉망이다 싶어서 영어를 못한다고 결론 짓는데, 이상하게도 미국애들은 정확하게 알아듣는다. 내가 많이 고민해봤는데, 결론은 이렇다. 일단 얘네들은 문장 구사를 정확하게 한다. 그리고 미국에는 수많은 인도 사람들이 살기 때문에 미국 사람들도 인도식 영어에 익숙해져 버렸다.

어쨌든 나의 결론은 문장구사력이 우선이라는 것이다. 일단 문장을 fluent하게 하게 되면 얼굴이 찌푸러질 지언정 의사소통이 안되지는 않는다. 그리고 말하는 사람이 중요한 위치에 있다면 발음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우리의 친애하는 반총장님을 보라. 그분의 영어를 들으면 두번 놀라게 되는데, 처음에는 생각보다 토종인 구수한 발음에 놀라고, 그다음에는 유창한 문장 구사력에 놀란다. 사실 그정도 위치가 되면 발음이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학교 다닐적에 인도교수가 몇분 있었는데, 미국애들도 발음을 거슬려 하지만, 학점을 잘 받아야 했기에 귀를 열심히 기울이며 수업을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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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age source: wikipedia)

그래도 발음/관사/전치사는 끝까지 non-native의 발목을 붙잡는다. 특히 나같이 자기 기술 없이 말로 먹고 살아야하는 비즈니스 쪽 사람은 더욱 그렇다. 아무리 좋은 이야기를 해도 일단 발음이 나쁘고 문법수준이 엉망이면 신뢰가 떨어진다. 사투리가 심한 사람이 ‘은/는/이/가’를 틀려가며 신제품 소개를 한다고 생각해보자. 제품자체의 신뢰도가 떨어지는 건 기본이고 이야기를 따라가기 조차 힘들지 않겠는가? 토종 된장 한국사람들이 엔지니어나 학계(이공계 한정)에는 간혹 진출하지만 경영이나 문과쪽으로는 진출이 어려운게 이런 이유가 있지 않나 하고 생각한다.

하지만 너무 기죽지 마시라. 예전에 말했지만, 목표를 실현가능하게 단기 목표로 잡아서 해가면 progress가 분명히 있다. 처음부터 모든걸 완벽하게 하려고 생각하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 그냥 본인이 할 수 있는 목표를 잡아서 하루하루 해나가다 보면 몇년후에 그만큼 발전한 내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발음을 우리상황에 맞추어 설명하자면 사투리 같다. 사투리가 하루이틀에 바뀌는가? 그래도 그냥 신경써서 꾸준히 하다가 몇년이 지나면 얼추 서울말을 쓰게 된다. (사투리를 그사람 정체성이라고 생각하면 할말 없다. 나는 사투리가 고쳐야될 나쁜 습관 같은 걸로 생각하지 않는다. 그냥 먹고 사는 차원에서, 아무래도 사투리쓰면 말에대한 신뢰가 약해지는게 사실이지 않은가?) 게다가 언어는 정말 평생해도 쉽지 않은 것이기 때문에 지치지 않고 꾸준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영어 공부 이야기는 절박함/성취감 말고도 아직 몰입이 남았는데 언제 포스팅 할 기회가 될 지 모르겠다. 아마 언젠가는 하겠지…. 요새는 그냥 생각나는 대로 편하게 포스팅하고 있는 중이다.

그럼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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