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의 총기사고에 대해서

지난주에 미국에서는 총기사고가 두건 있었다. 둘다 수요일 하루에 이러난 일들이다. 하나는 공화당 의원들을 노린 사고였고, 다른 하나는 UPS에서 교대 근무 시간에 일어난 일이었다.

관련기사: Victims of shooting at San Francisco UPS facility are identified as families and co-workers mourn (LA Times)

샌프란시스코에서 벌어진 UPS 총기사고는 개인적으로 충격이었다. 범인을 포함 4명이 죽고 2명이 다쳤다. 사건이 일어난 곳은 작년에 본사 파견 피크 시즌 지원팀으로 갔었던 곳 중에 하나이기도 하다. 직접적으로 아는 분들은 아니지만 고인의 명복을 빈다.

마침 며칠 전에 시카고의 총기 사고에 올린 적이 있었다. (작년에 올린 글을 재공유했었다.) 작년 메모리얼 데이 연휴 때 시카고에서 64명이 총에 맞았고, 그중 6명이 사망했다. 그 글을 올리면서 한마디 덧붙였는데, 미국에서 총기사고는 대부분 우범지역에서 일어나기에 평범한(?) 미국인들은 총기의 위협을 매일 느끼며 살지는 않는다. 시카고의 경우도 대부분 교민은 북쪽에 많이 살고, 서부와 남부 우범지역에 가는 것만 조금 조심하는 정도지 총기의 위협을 의식하며 살지는 않는다.

관련해서 작년에 정리해둔 시카고 살인사건, 총기사고 관련 포스트들 링크도 남긴다.

총기사고와 미국인, 2016년 6월 10일 포스트
시카고 살인사건 발생률, 2016년 6월 8일 포스트

그렇기는 하지만 미국에 살면서 총기사고 이야기를 완전히 무시할 수는 없는데, 종종 건너건너아는 분들이 당한 불운한 사건들을 접할 때면 더욱 마음이 안좋다. (다행히도 직접 아는 사람의 사고 소식은 들은 일이 없다.) 수요일 사고 처럼 큰 일은 아니었지만, 작년에도 같은 층에 일했던 한 분에게도 안좋은 일이 있었다.

몇년 살아보니 미국에서는 한국 교통사고 참사 소식 듣는 정도의 빈도로 총기사고를 접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한국에서 지낼 때도 건너 건너 아는 지인 중 하나 쯤은 끔찍한 교통사고 스토리가 있는데, 미국에서도 비슷한 빈도로 건너 건너 아는 사람의 총기사고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그냥 느낌만이 아닌 것이, 실제로 미국에서 총기사고의 사망률은 교통사고 사망률과 비슷한 정도 이다.

(CDC 관련 자료: https://isaacinseoul.wordpress.com/2015/12/03/vital_statics/)

총기 규제와 미국의 총기 이슈는 미국인이 아니고서는 이해하기 주제 중에 하나이다. 작년에 올랜도 총기 참사 이후 이 문제에 대해서 꽤 심각하게 고민하고 찾아본 적이 있었다. 나름 4편으로 나누어서 연재를 했었는데, 관심있는 분들은 관련해서 아래 링크들을 참조하면 도움이 될 것같다.

1편: 총을 가질 권리 (2016년 6월 18일자 포스트)
2편: 총기 규제의 범위 (2016년 6월 19일자 포스트)
3편: 총기 규제에 대한 오바마의 견해 (2016년 6월 20일자 포스트)
4편: 신원조사와 관련 법안 국회 상정 (2016년 6월 20일자 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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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기 규제 이슈에 대한 생각 정리 – 3편: 총기 규제에 대한 오바마의 견해

목차
1편: 총을 가질 권리
2편: 총기 규제의 범위
3편: 총기 규제에 대한 오바마의 견해
4편: 신원조사와 관련 법안 국회 상정

올랜도 참사 며칠 전에 있었던, 오바마의 타운홀 미팅 영상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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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총기 규제 반대론자가 질문을 한다. 왜 힐러리나 오바마 같은 민주당 정치인들은 선량하고 책임감 있는 총기 소지자들의 총을 빼앗으려 하는가? 총을 가진 범죄자들에게서 자신을 보호할 권리는 수정헌법 2조에 명시되어 있다. 당신의 고향인 시카고를 예를 들자면, 민주당 지역인데다가 총기 규제가 가장 엄격한 주인데, 총기 살인 사건이 높기로 유명하다. 어떻게 생각하느냐?

여기서 오바마의 답변이 살짝 의외다. 시카고를 언급한 것은 일종의 개인적인 공격이기도 한데, 오바마는 이에 대한 언급은 넘어간다. (나 같으면 흥분해서 시카고부터 정리하고 토론을 이어 갔을 듯) 굳이 논쟁을 이긴다고 해서 이득이 없기 때문이다. 논쟁에서 이기는 것 보다는 국정을 홍보하고 아젠다를 이끌어가는 게 더 중요하지 않겠는가.

사실 시카고의 높은 총기 살인사건률에 대한 반론은 어렵지 않다. 시카고가 총기 규제가 엄격하긴 하지만 한시간만 운전해서 인디애나에 가면 총을 살 수 있다. 또 신원조회 background check에 문제가 있는 사람들은 총기 박람회 gun show에 가면 신원조회가 필요 없다. (아래 기사 참조) 이를 gun show loophole 이라고 하는데 내일 좀더 설명하겠다.

오바마는 팩트를 제시하며 이야기를 시작한다.

힐러리를 포함해 민주당 정치인 누구도 총기를 소유할 권리를 부인한 적이 없다. 오히려 자신의 재임기간 동안 총기 판매가 더 늘어났다. 내가 하려고 하는 것은 총기를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장치들을 만드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오바마 정권이 총기를 가질 권리를 빼앗으려고 한다는 오해 때문에 CDC (Centers for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 가 총기로 인한 사망 사고를 연구하는 것 조차 불가능 하다.

그리고서 오바마는 (2편에서 언급했듯이) 논란의 소지가 있는 assault weapon에 대한 언급을 건너뛰고 테러용의자들에 대한 신원조회 문제를 이야기한다.

현재 FBI의 수사로 용의 선상에 있는 ISIS 동조자들이 총을 사는 데에 아무런 제약이 없는 것을 아느냐? 총기 문제가 정치적 논쟁이 되어 아무런 제약을 가할 수 없는 것이다. (No-fly list 라고 불리우는 테러 용의자 리스트에는 실제 20800여명의 미국 시민권자가 등재되어 있고 그들의 비행기 탑승은 제한된다. 그러나 이들이 총기를 사는데에는 문제가 없다.)

오바마는 말을 이어간다.

상식적인 수준에서 총기를 규제하는 법안들을 만들고, 제도적으로 선량한 민간인이 스포츠/사냥/호신에 총을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종종 이러한 문제들이 잘못 프레임지워져 논의 조차 되지 못하는게 현실이다.

안타깝게도 이 타운홀 미팅이 있은 후 며칠뒤에 올랜도 참사가 벌어진다. 알려져있다시피 범인 오마르 마틴은 ISIS 동조자로 두차례 FBI의 심문을 받은 적이 있었고, 합법적으로 살상용 돌격소총을 구입해서 범행을 저지른다.

Omar Mart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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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의 견해를 소개하는 이야기가 길어졌다. 오늘 하려고 했던 총기 구매자의 신원조회 이야기와 이와 관련해서 국회에 상정되어 있는 법안에 대한 얘기는 내일해야 할 것 같다. 참고로 현재 상정되어 있는 신원조회 관련한 법안은 오는 월요일 (6월 20일) 표결이 진행될 예정이다. (이글은 페북에 6월 18일 토요일에 올렸다.)

시카고 살인사건 발생률

미국 3대도시 (뉴욕, LA, 시카고)의 살인사건 발생률은 90년대 정점을 찍었다가 점차 하락세로 돌아섰는데, 시카고의 경우는 하락세가 2004년 부터 정체되었다. 올해만 놓고 보면 오히려 증가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아래 기사의 분석에 따르면 다른 두도시와 시카고의 차이는 총기 사고이다.

지난주 memorial weekend 3일 연휴 동안 시카고에서 64명이 총에 맞았고 그중 6명이 죽었다. (이 정도면 그냥 전쟁터라고 봐야할지도…) 이에 대해서도 며칠 전 특집기사가 나간 바 있다.

관련 NYT 동영상 A weekend in Chicago

미국의 총기 규제 이슈에 대해서는 한번 정리해볼까 싶기도 하다. 뭐 그렇다고 대단한 내용은 아니고, 언제나 그렇듯이 현지인이 느끼는 사소한 감상 정도겠지만… 너무 길어질 것 같고, 자칫 잘못했다가 미국에 대한 오해만 불러 일으킬 듯 하여 엄두가 안나는 중.

시카고 (image source: wikipe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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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에 서는 사람들의 이야기 (고공줄타기와 서편제)

출퇴근 길에는 주로 NPR 라디오를 듣는다. 지난 주에는 고공 줄타기 (서커스)를 업으로 살아온 한 가족 이야기를 들었는데 재미나게 들었기에 공유한다.

1. Jenny Wallendar 이야기

링크: Jenny Wallenda, Matriarch Of ‘Flying Wallendas’ Circus Family, Dies (NPR)

4분짜리 짧은 이야기니까 영어공부 하는 셈치고 들어도 좋을 것 같다.

Capture

(image source: Chicago Tribune)

인터뷰는 Jenny Wallendar라는 할머니의 죽음을 추모하는 내용이다. 잠깐을 들었는데도 순탄지 않았던 그녀의 삶이 쉽게 그려진다. 그녀는 2차 세계 대전 중 히틀러 유겐트 (Hitler Youth)에 fitness instructor로 착출된다. 거기서 강간을 당하기도 하는 등 고단한 시간을 보내다가 미국으로 이주한다. 서커스단의 삶도 고단하기는 마찬가지 였다. 1962년 그녀는 인간 피라미드 묘기 도중 사고로 남편을 잃는다. 그리고 1978년 아버지가 줄타기 묘기 중에 사망한다.

1962년 남편을 잃었을 때, 그녀는 6개월 간 무대에 올라갈 수 없었다. 그러나 불굴의 의지로 트라우마를 극복한다. 손자인 Nick Walledar의 말이 인상적이다.

It is hard to describe to somebody that wasn’t raised and literally born into the industry. You know, my mom was six months pregnant with me and walking the wire still. So I was walking the wire longer than I’ve been alive and my grandmother had walked the wire since she was a small child. And it is not a career. It’s not an occupation, but it’s life. My great-grandfather Karl Wallenda said life is on the wire, and everything else is just waiting.

나는 이해할 수 없는 또다른 세계이다. 왜 죽음을 직면하며 매일을 살아갈까. 그것도 강요가 아닌 자기의 의지로. 그는 무대에 서는 것이 직업이 아니고 삶이라고 한다.

2. 영화 ‘서편제’

인터뷰를 들으면서 ‘서편제’가 생각이 났다. 영화를 볼 때 나는 내내 먹먹했었다. 그들은 왜 그렇게 살까. 떠돌이 소리꾼 유봉(김명곤)은 수양딸 송화(오정해)에게서 한이 서린 소리가 나오기를 바랬다. 그래서 그녀에게 눈이 멀게 하는 약을 먹인다. 그녀는 그것을 알게 되지만 아버지를 원망하지 않는다. 그리고 소리꾼의 삶을 받아들인다. 영화에서 소리꾼들은 그저 소리를 위해 살아간다. 도대체 소리가 뭐길래.

한국 영상 자료원에서 영화를 유튜브에 공개 했다. 지금 봐도 원테이크로 가는 진도아리랑 장면이 참 좋다. (44분 경에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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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Nick Wallendar 이야기

마지막으로 인터뷰를 한 손자 Nick Wallendar에 대해서. 이 친구도 고공 줄타기 계에서는 유명인사이다. 그는 2014년에 시카고 고층 빌딩 사이를 외줄타기로 횡단했다. 심지어는 안대를 하고서 말이다. 보고 있으면 아찔해 진다.

관련 기사: 닉 왈렌다, 시카고 빌딩 사이를 외줄로 횡단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