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대선에서 드러난 교회의 분열

이번 프랑스 대선에서 나타난 (가톨릭) 교계 표심에 대한 기사.

세계 각지에서 보이는 양극화의 물결은 프랑스 카톨릭 계도 예외가 아닌듯. 강력한 세속주의를 기반으로 한 나라 프랑스에서도 종교/윤리 문제가 이번 대선에서 이슈가 되었다는 내용이 흥미로워 저장해 둔다.

프랑스 대선에서 드러난 교회의 분열 (가톨릭 뉴스, 5월 1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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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anuel Macron (197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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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밀한 영문법? – taller than me?

He is taller than me 가 맞을까? 아니면 he is taller than I 가 맞을까?

보통은 둘다 맞다고 한다. 엄격하게 영문법을 적용하면 I 가 맞지만 me 도 구어로 많이 쓰이기 때문에 허용이 된다 정도가 일반적인 설명이다.

좀더 자세히 풀자면 ‘than’의 품사를 뭘로 보느냐의 관점에 따라 답이 달라질 수 있다. than을 접속사로 본다면, He is taller than I (am). 에서 am 이 생략된다고 보기 때문에 I 가 맞을 것이다. 반대로 me 를 쓴다면 than을 전치사로 사용한 것이고.

그러니까 앞의 설명대로라면, 엄밀한(?) 영문법이라는 관점에서 than은 전치사로 쓸 수 없다고 하고, 따라서 me를 사용하는 것은 틀린 문법이지만, 현대에 와서 (?) 사람들이 많이 쓰니까 일종의 grammatical laziness로 me를 허용해 준다.

사족이지만, 예전에 GMAT 공부할 때 이문제를 마주친 적이 있는데, GMAT은 문법이 맞고 틀리고 보다는 분명한 의사전달력을 보는 시험이기에, He is taller than I am. 이라고 다 풀어서 쓰는 것을 답(?)으로 본다.

여기까지가 지금까지 내가 알고 있던 내용이고, 오늘은 이코노미스트 기사에서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어서 메모를 남긴다.

그러니까 me를 쓰는게 현대에 와서 생긴 grammatical laziness만은 아니라고 한다. 영어의 표준을 정립한 위대한 셰익스피어 님께서도 than을 전치사로 사용하셨다고.

셰익스피어의 줄리어스 시저 1막 3장에 보면 아래와 같은 문장이 나온다.

A man no mightier than thyself or me.

셰익스피어 말고도, 걸리버 여행기를 쓴 조너선 스위프트나 18세기 시인 사무엘 존슨도 than을 전치사로 쓴 적이 있다. 그러니 than을 전치사로 쓰는게 현대 영어에서 새로 생긴 버릇은 아니다.

누군가가 I am taller than me. 를 바로잡으려고 지적질을 한다면 당당하게 받아쳐야 겠다. 당신이 영어에 있어서 셰익스피어보다 위대한 사람이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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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 (1564 –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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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기사

Why both I and me can be right, the Economist, 2016년 4월 7일자

Enchiladas Con Carne

Cooking fun last weekend.

마침 지난 주말에는 멕시코 요리를 해먹었다.

음식 이름은 Enchiladas Con Carne. 엔칠라다는 멕시코 요리인데, 내가 요리한 버전은 Tex-Mex. 텍사스-멕시코 접경지대 요리를 Tex-Mex라고 하고 이쪽은 치즈를 많이 쓰는 편이다.

멕시코에서 주식으로 먹는 또띠아를 살짝 부풀 정도 후라이판에 굽는다. (원래는 기름에 튀기는 건데, 튀김은 너무 번거러워서 패스.) 그다음에 또띠아 한면에 칠리를 바르고 치즈를 뿌린다음 돌돌 만다. 이걸 오븐에다 15분 정도 베이킹하면 완성.

칠리를 만드는 과정이 좀 번거럽지만 어렵지는 않다. 어쨌든 1시간 정도 뚝딱해서 꽤 그럴듯한 엔칠라다 완성.

내가 참조한 레서피는 아래에.

http://cooking.nytimes.com/recipes/1018152-enchiladas-con-carne

아이와 마눌님의 반응이 나쁘지 않아서 나중에 한번 더 해봐야겠다. 칠리 파우더도 좀 남았는데, 칠리만 따로 해서 먹어도 반찬으로 나쁘지 않을 듯.

EU와 유럽의 평화

EU가 유럽의 평화를 의미하는가?

아래 그림을 보면 확실히 그렇다. EU 이후, 유럽에서 전쟁은 사라졌다. 물론 EU 이전에도 전쟁이 줄어드는 추세는 있었다. 예외적으로 양차 세계 대전이 있었을 뿐.

EU는 원래 전쟁을 억지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서로 싸우지 말기 위해 경제적으로 묶어두자는 아이디어이다. 양차 세계대전 이후 석탄 철강 공동체 ECSC를 설립하고 로마에서 조약을 맺은 것이 그 시초.

그런 연유로 EU는 관료주의적이고, 많은 부분에 있어서 (경제문제에 있어서 조차) 정치적인 결정을 내리곤 한다.

EU 비판론을 들을 때, 건강한 비판이나 개혁론에는 공감하지만, 그 비관론이 EU 해체 주장까지 이르면 나는 심각한 위협을 느낀다.

위 그림을 보고서 세가지 정도 의문을 가질 수 있다.

첫째, 유럽에서 전쟁이 없었다구? 그럼 유고내전과 구소련 국가간의 무력 충돌은 뭐지?

그림은 EU (원년) 멤버간의 무력 분쟁 만을 한정했다. 그런 맥락에서 보면 사실 유고 내전이나 구소련은 EU가 전쟁을 억지한다는 더 확실한 증거가 된다.

둘째, 그럼 냉전이나 EU 안의 폭력은 뭐지?

너무 논의를 끌고 나갔다. 여기서는 전쟁, 즉 폭력의 가장 극단적이고 대규모인 형태, 만이 논의 대상이다. 냉전이나 전쟁 이외의 폭력 또한 중요한 문제 이기는 하지만, 논의를 확장만 해서는 원래의 논점이 흐려진다. (가끔은 그럴 필요가 있지만, 이경우는 해당하지 않는다.)

셋째, EU 때문에 전쟁이 없어진게 맞냐?

정당한 의문이다. 첨에도 언급했지만, EU 이전에도 이미 전쟁이 줄어들고 있었다. 물론 양차 세계 대전이 워낙 참혹했기에 인류에게는 더 큰 트라우마로 남긴 했지만…

하지만 EU의 배경, 즉 경제적으로 묶어 놓으면 서로간의 무력 분쟁이 사라진다는 논리는 설득력이 있고, EU 이후 전쟁이 사라진 것도 사실이기에, 나는 지금까지 EU가 전쟁을 성공적으로 억지했다는 데에 상당 부분 동의하는 편이다.

 

호텔 노쇼 경제 활성화론과 케인즈 승수

최근 이재명 시장님의 ‘호텔 노쇼 경제 활성화론’이 화제가 되었다. 뒷북이지만, 케인즈 승수가 같이 주목을 받는 것 같아서, 작년에 올렸던 ‘경제학 이론: 케인즈 승수’ 편을 다시 공유한다.

관련해서 권남훈 교수님의 설명 링크 (페북 포스트)

예전에 잘 모르고 정리했고, 지금도 잘 아는 건 아니지만, 좀더 알고 나서 다시 읽어 보니 야무지고 균형잡히게 잘 썼다.

아~ 그니까 결론은 자뻑하는 맛에 페북한다.

현대 경제학의 6가지 주요 이론: 4. 끝나지 않는 논쟁 – 케인즈 승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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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펜이 극우세력?

어제 르펜 이야기를 꺼낸김에 하나만 더.

르펜의 정책을 들여다보면 국민전선을 단순히 극우 정치세력이라고 보는게 맞는지 헤깔린다. 이제 좌/우 라는 프레임으로 세상을 보는게 한계에 다다르지 않았나 싶다.

관련기사
I read the French far-right party’s platform, and it gets one big thing absolutely right, VOX, 2015년 1월 12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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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국민전선의 핵심 아젠다는 반이민이다. 마린 르펜이 아버지 르펜을 제명하면서 나치 찬양에서 거리를 두고 있지만, 르펜의 주장은 여전히 위험수위이다. 프랑스 인구의 약 10%를 차지하는 무슬림을 2등시민으로 보는 관점은 극단적이라고 말할 수 밖에.

이민 문제를 제외하고 보면 어떨까?

이를테면 국민전선은 국방비 지출을 늘여야 한다고 말하는데, 그들이 말하는 내용은 GDP의 2%, 즉 NATO의 권고 수준을 충족하는 정도이다. 그리고 감옥을 증설하고, 낙태를 반대하고, 동성혼과 소수자 우대 정책을 반대하는 이야기는 미국 우파 기준으로 보면 새로운 주장도 아니다.

복지와 금융 쪽으로 가면 더 헤깔리기 시작한다. 르펜은 투자은행과 commercial bank를 분리해야한다고 주장하고 금융거래세를 만들어야 한다고 한다. 이부분은 심지어 (미국 우파에게 빨갱이라고 불리는) 앨리자베스 워랜과 비슷한 주장이다.

복지 부분에서는 (우파 관점에서) 퍼주기 식이다. 내가 보기에도 재원조달에 의문이 들 정도다. 불법 체류 여하를 막론하고, 아이를 세명 이상 낳은 어머니는 복지혜택을 다 누릴 수 있다. 자녀세금 공제 증가, 유치원 관련 정부기금 확대가 주요 공약이다. 관세를 매기고 프랑스 공장을 다시 살릴 것 이기에 공약이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게 국민전선의 입장이다.

(르펜은 예전에 오바마 대통령에게 국민전선이 미국 민주당보다 진보적이라고 말한 적도 있다.)

경제 쪽에서 가장 큰 공약은 유로를 더이상 쓰지 않고 프랑을 다시 쓴다는 약속이다. 국민전선은 무려(!) Milton Friedman을 인용하면서 이 이야기를 한다. 잘 알려진 대로 프리드먼은 유로존이 단일 화폐 지역이 될 수 없다고 보았다.

예전에도 말했듯이 나는 사실 좌/우 논쟁에 별 관심이 없기에 그런가 보다 한다. 내게 가장 걸리는 부분은 nationalism의 부활과 EU의 미래다.

기원을 따지자면 EU는 정치적으로 기획된 하나의 거대한 프로젝트이다. 내가 이해하기로 경제적 통합은 유럽의 결합을 더욱 강하게 만드는 추가적인 끈 같은 거였다. 양차 세계 대전 이후에 이데올로기로 끊임없이 싸운 유럽을 평화롭게 만들자고 로마에 모여서 결의한것이 출발이었다. 그런 배경으로 인해 EU는 경제 공동체 임에도 상당수의 의사 결정이 정치적인 이유로 이루어진다.

이번 프랑스 대선이 의미를 가지는 것은, 만약 르펜이 승리한다면, EU 그리고 크게보면 세계화의 미래가 불확실해지기 때문이다. 르펜이 당선에 실패한다고 하여도 브렉시트 때도 계속되온 EU의 한계에 대한 질문에 대한 답변이 이제는 불가피해보인다.

브렉시트/트럼프와 르펜의 유사점과 차이점

네덜란드 선거는 이번주이고, 프랑스 대선은 다음달이다. 몇 주전부터 정리해보려고 맘먹었는데, 도무지 짬이 안났다. 한국 뉴스 따라잡기도 버거웠던 지난 주였기도 하고. 그래서 어설프지만 너무 늦어지기 전에 끄적이기로 결심.

우선 배경 설명으로 프랑스 대선에 관련 지난 포스트는 아래 링크 참조.

다가오는 프랑스 대선, 3월 3일자 포스트

관련기사 : The Economist | French politics: Fractured

Nationalism 또는 소위 ‘포퓰리즘’으로 분류되는 브렉시트/트럼프와 르펜은 여러가지 유사점이 있다.

세계화에 뒤쳐진 ‘잊혀진’ 사람들의 반란, 반이민정서/반이슬람정서에 기반, 기성정치에 대한 심각한 불신과 아웃사이더에 대한 선호, 소셜 미디어를 활용한 선거 운동.

지난주 이코노미스트지는 르펜의 국민전선 지지도와 실업률 지도를 같이 보여주는데, 직업전선에서 소외 당한 사람들이 국민전선을 지지하는 모양새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 (아래 도표 참조)

런던과 타지역의 투표 양상이 상이했던 브렉시트에서 처럼, 파리와 타지역의 투표 양상은 판이하게 다르다. 아래 도표는 파리에서 멀어질 수록 국민전선 지지율이 올라가는 것을 보여준다.

그리고 국민전선의 지지자는 트럼프/브렉시트 지지자와 유사하게도 저학력층이 다수이며, 남성지지자가 월등히 많다.

이제 차이점을 몇가지 꼽자면 아래와 같다.

우선 프랑스에서 nationalism은 젊은 사람들을 중심으로 인기가 높다는 것. 좀 의외이긴 한데 프랑스가 전통적으로 노동법이 강하고, 청년실업률이 높다는 점을 생각하면 이해가 안가는 것도 아니다. 최근 유럽경기가 살아나는 추세라고는 하나, 새로생긴 일자리의 80%가 비정규 단기 (심지어는 한달 미만) 직업이기에 젊은이들의 좌절감이 크다.

관련 포스트: 마린 르펜을 지지하는 젊은이들, 3월 1일자 포스트

둘째는 옆나라 독일과 비교되는 프랑스의 위상 추락이다. 유럽을 이끄는 독일에 비해 프랑스의 각종 경제 지표는 지난 15년간 제자리 걸음이다. 이를 프랑스인들은 décrochage, 즉 decoupling이라고 한다.

또 Euroseptic의 관점으로 이를 볼 수 있다. 민주주의를 자신의 나라에서 이뤄지는 일들에 대해 국민들이 의사 결정을 하는 과정이라고 본다면, EU는 비민주적인 의사 결정체이다. 마린 르펜은 줄곧 유럽통합은 이뤄질 수 없는 망상일 뿐이고, 각 나라의 sovereignty 주권이 회복되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이에 대해서는 예전에 브렉시트 때에 올린 글로 설명을 대신한다.

관련 포스트: Euroseptic의 관점에서 본 브렉시트, 2016년 7월 2일자

이래서는 프랑스가 너무 자존심이 상한다. 프랑스는 누가 뭐래도 계몽주의와 프랑스 혁명의 나라이다. 프랑스의 정신은 어디로 간것인가. 바로 르펜이 강조하는 내용이 이것이다. 르펜은 프랑스의 정신과 국민전선의 정체성을 연결시킨다. 르펜은 남부에서는 반 이슬람을 말하고, 소위 프랑스의 러스트 벨트인 북동쪽에서는 반세계화를 그리고 위대한 프랑스 재건을 말한다.

이는 마린 르펜이 아버지 장 마리 르펜에게서 당을 물려 받으면서 리브랜딩(?)을 했던 부분이기도 하다. 마린 르펜은 나치를 찬양하고 유대인을 혐오했던 아버지의 색을 빼는데에 주력해왔는데, 심지어 마지막에는 아버지를 당에서 제명시키는 강수를 둔다.

르펜의 전략은 성공적이었다. 결선투표를 하는 프랑스 특유의 선거제가 아니라면, 지지율 기준으로 국민전선은 제1 당이 되었을 것이다. 이는 르펜이 없던 이야기를 했던 것이 아니라, 이전의 프랑스의 정신을 끌어다가 자신의 당의 정체성으로 삼았기 때문이다. 소위 laïcité 라이시테라는 프랑스 특유의 세속주의는 반이슬람 정서와 맞물려 상당한 설득력을 가지게 된다.

관련해서 이전 포스트: 프랑스와 세속주의 laïcité 라이시테, 2016년 8월 30일 포스트

르펜의 반무슬림 정책이 네덜란드의 반 무슬림 정당 PVV의 Geert Wilders의 정책과 차이를 보이는 지점이기도 하다. 또 세속주의의 강한 전통을 가진 프랑스와 달리 네덜란드는 기독교 기반의 정치 전통이 최근까지 있었던 나라이기도 하다.

르펜은 RNW와의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 적이 있다. RNW는 네덜란드 언론이고 해당 인터뷰는 2011년에 이뤄졌다.

“그게 바로 제가 Geert Wilders와 다른 점입니다. 그는 꾸란을 문자 그대로 해석하고 이슬람을 반대합니다. 문자 그대로 꾸란이나 성경을 해석하는 일은 불가능합니다. 나는 (프랑스 정신을 벗어나는) 법을 제정하려고 하는 (이슬람) 근본주의 세력에 반대합니다. 샤리아법은 프랑스의 원칙, 가치관, 민주주의와 공존할 수 없습니다.”

“That’s the difference between Geert Wilders and me. He reads the Qur’an literally: you can’t interpret the Qur’an – or indeed the Bible – literally. I resist fundamentalists who want to impose their will and law on France. Sharia Law is not compatible with our principles, our values or democracy,”

source: https://www.rnw.org/archive/le-pen-says-shes-no-wilders

르펜의 정치관 동의 여부와 별개로 르펜의 이야기를 들으면 그가 참 명민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자기가 하는 말이 무슨 말인지 잘 모르는 느낌까지 주는 몇몇 (사실상 대다수의) nationalist들과 달리 르펜은 자신이 하는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 지 정확히 알고 말을한다. 그것이 지금까지, 그리고 트럼프 등장 훨씬 전부터도 반이슬람, nationalism의 기수 역할을 해왔던 르펜의 존재감으로 나타난다.

르펜은 어린 시절부터 (극우 정치인의 딸이라는 이유로) 왕따로 커왔고, 두차례 이혼을 겪으면서 생활 정치인으로 홀로 섰다. 우는 아이들을 보며 화장실에서 라디오 인터뷰를 했던 에피소드도 유명하다. 그는 테러의 위협을 겪으면서도 권력에의 의지를 놓은 적이 한번도 없다. 불가능해 보였던 일을 가능한 일로 만든 르펜의 도전에 이제 전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르펜 개인사에 관한 취재 기사 : MARINE LE PEN, L’ETRANGERE, Magazine 1843

취향은 돌고 돈다 – 쌀을 먹는 아프리카인, 밀을 먹는 아시안, 그리고 미국인

영어로 “You are what you eat.”이라는 말이 있다. 본래는 건강을 위해서는 좋은 음식물을 먹어야한다는 뜻인데, 문맥에 따라 먹는 음식에 따른 문화 정체성을 뜻하기도 한다.

미국에서 다양한 배경을 가진 사람들을 만나다보면 정말 사람들은 다양한 식재료를 각양각색의 방법으로 조리하는 구나 싶어서 감탄하게 된다.

무엇을 먹는가는 각 사람의 욕구, 건강 상태, 재정 상황이 총망라된 총체이다. 그리고 시대마다 다른 모습을 보인다. 이를테면 20세기 후반 미국에는 저 콜레스테롤 열풍이 세어서 사람들은 저마다 밀가루 음식 먹기가 유행이었다. 지금은 알다시피 저탄수화물 다이어트가 인기라서 밀소비량은 감소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인당 밀 소비가 67kg에서 60kg으로 줄었다. (97년에서 2015년 사이에)

반면 서아프리카 지역은 쌀 소비가 는다고 한다. 2000년에서 2014년 사이 서아프리카의 쌀 생산량은 710만톤에서 1680만 톤으로 증가했다. (아래 도표 참조) 그 전까지 수수와 기장이 주식이었던 이지역은 이제 쌀밥이 인기다. 서아프리카 지역이 도시화되면서 아무래도 (수수와 기장에 비교해) 요리가 간편하고 배도 든든한 쌀이 인기를 끈다.

아시아는 밀이 인기이다. (아래 참조) 한국은 이미 쌀이 주식인가 싶을 정도로 밀소비가 상당한 나라 중에 하나이고, 베트남, 타이 같은 나라에서는 유럽스타일 베이커리가 성황이다. 한국이나 일본 같은 부유한 나라에서는 쌀보다는 과일/야채/유제품/생선류/고기류로 칼로리를 채운다. 전통적인 밀 수출국인 인도도 최근 밀 수입국이 되었다.

그럼 미국 같은 경우는 뭐가 인기일까. 건강에 안좋은 걸 많이 먹기로 유명한 미국인들이지만, 워낙 다양한 사람들이 살기에 트랜드가 있다. 건강식이나 채식주의에 관심있는 분들은 오히려 가난한 사람들이 먹던 작물을 먹는다. 일부이지만, 수수나 조를 추천하기도 하고, 특히나 퀴노아는 건강식으로 떴다.

안데스 산맥의 일부 가난한 농부들이 즐겨먹던 퀴노아는 이제 힙한(?) 곡물이 되었다. 한 연구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작년기준 9%의 일반 식당과 18%의 고급 식당에 퀴노아 메뉴가 있다고 한다. 물론 아직까지는 하나의 유행 수준이긴 하지만, 몇년 사이에 전세계 퀴노아 생산량은 세배가 되었다.

유행은 돌고 돈다. 아프리카에서는 이제 쌀을 아시아는 이제 밀을, 그리고 서구 사회는 다시 희귀 곡물을 찾아 먹는 걸 보면 전통이라는게 영원하지도 않고 먹는 것마저 (길게보면) 참 많이 바뀌는 구나 싶다.

생각해보면 우리가 한국 전통음식이라고 생각하는 김치 (특히 매운 김치)도 고작 조선 후기에 유행한 음식이다. 고추도 그때쯤 전래 되어 온 것이고…

관련기사
The Economist | Grain consumption: Of rice and men (3월 9일자)

관세와 부가가치세, 무역전쟁, 그리고 차트

관세와 무역장벽관련해서 깔끔한 도표들이 최근 뉴욕타임스에 실렸기에 공유한다. 나는 역시 차트성애자다. 잘정리된 이쁜 그림들 보면 기분이 좋아진다.

그리고 차트들을 세심히 보다보면 미국과 (대미무역 흑자를 보는) 상대국가들이 숫자를 어떻게 다르게 해석할 수 있는가가 잘 보여서 재미도 있다.

처음 두개의 지도는 미국이 다른 나라들의 무역 장벽을 어떻게 바라보는가 잘 보여준다. 첫째 지도는 관세율을 음영으로 나타내었고, 두번째는 거기다가 부가가치세 VAT를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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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율 차이로 본 무역 개방정도는 WTO가 보는 세상과 큰 차이가 없지만, 최근들어 논란이 되는게 두번째 지도이다.

VAT가 무역 장벽이 된다는 주장은 트럼프정부 국가무역위원회 피터 나바로 위원장이 시작했다.

참고: 트럼프 경제 공약집

이 주장은 관점에 따라 논란이 된다. 쟁점이 되는 부분은 수출품에 부과되는 VAT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미국에 없는) VAT와 (미국에 있는) 판매세가 별다른 차이가 없기에 좀 헤깔린다. 그런데 기업입장에서 VAT는 중간에 부가가치가 생기는 단계마다 세금이 부과되기 때문에 수출품은 세금 환급을 받을 수 있다.

일반적으로는 수출품 VAT 환급은 국내 수출기업에 부과되는 불공정한 세금을 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받아들여진다. 어차피 국내 제품에 부과되는 세금은 수입품이나 국산이나 동일하다.

반면 나바로 측은 이렇게 부과되는 세금이 미국 기업의 아웃소싱에 인센티브를 준다는 입장이다. 아예 말이 안되는 건 아닌데, 나는 백프로 공감하는 편은 아니다. 어쨌든 국경세 border adjustment tax (or DBCFT) 도입이나 무역장벽 논란에 큰 주축이 되는 논리적 토대인 것은 사실.

관련 기사
Trump’s ‘incredibly misleading’ claim on Mexico (CNN Money, 2016년 9월 28일)

(아참, 혹시 인용이 트럼프에 부정적인 CNN 기사라 문제가 있지 않는가 라고 묻는 분이 있을까 싶어서 보태자면, 제목만 보면 정파적인 논조가 있을지 모르나 내용은 그렇게 정파적이지만도 않다.)

어쨌든 원래 도표로 돌아와서, 관세에다 (논란은 있지만) VAT를 더하면 확연하게 미국에 비해 타국의 무역장벽이 높다는 것을 볼 수 있다. 트럼프 정부가 보기에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열린 경제를 가졌고. 그렇게 보면 미국이 가장 큰 피해자라는 주장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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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어지는 세번째, 네번째는 중국과 미국의 무역관계를 잘 보여주는 그림이다. 그러니까 2001년 중국이 WTO에 가입할 때, 개도국이었기에 높은 관세를 유지하는 걸 허용해 주었는데, 지금도 그런가라는 질문에 대한 힌트들이다. 이제는 중국을 개도국으로 보기도 어렵다는 입장과 여전히 중국은 인구대비 숫자로 보면 갈길이 멀다는 입장의 차이이다. 이 역시 미국이 보는 관점과 중국이 보는 관점의 상대적인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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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보면 참 무역이라는게 상대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나라와 각자의 상황에 따라 숫자를 보는 관점이 이렇게 달라진다.

트럼프 등장 이전부터 미국에서는 무역 시스템이 미국에 불공정하다는 목소리가 점점 힘을 얻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작년 대선에서 샌더스도 동일한 입장이었고.

나는 트럼프가 어젠다를 잡고서 방향을 이끄는 사람으로 평가하지는 않는데, 이를테면 트럼프 이전에도 무역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들이 있었고, 트럼프는 이를 적극적으로 수용했을 뿐이다. (나는 트럼프 정권에서 보이는 nationalism 경향에 대해서도 비슷하게 생각한다.)

마지막 도표는 이를 잘 보여준다. 지금의 중국은 (여전히 많은 무역장벽을 가지고 있지만) 자본 시장을 개방하는 정책을 빠르게 추진하고 있다. 반면 미국은 금융위기 이후, 베일아웃이나 보조금 등의 혜택을 늘리는 추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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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기 이후 세상은 이렇게나 변해왔다. 그리고 앞으로도 얼마간 큰 변화가 있을 것 같다.

관련한 이전 포스트
미국/멕시코 관계, 그리고 나프타 (1월 27일 포스트)

아래는 국경세 DBCFT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주신 권남훈 교수님 포스트
상편

하편

미래의 무인자동차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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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회사에서는 매년 Ted talk을 한다. 올해는 세번째 할 예정. 같이 일하던 동료들이 강당에 올라가서 talk을 하는 걸 보면 원래 저렇게 말을 잘했었나 싶어서 깜짝 놀라곤 한다. 꽤 준비를 많이 한다고 들었다.

작년에 했던 Ted talk 중에 하나가 마침 한글 번역이 되었길래 공유한다. 무인자동차에 관심있는 분은 재미있게 볼 수 있을 듯.

그러고 보니까 나도 벌써 운송업계 밥을 4년째 먹고 있다. 근데, 왜 밥먹고 사는 주제에는 항상 어설픈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