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향은 돌고 돈다 – 쌀을 먹는 아프리카인, 밀을 먹는 아시안, 그리고 미국인

영어로 “You are what you eat.”이라는 말이 있다. 본래는 건강을 위해서는 좋은 음식물을 먹어야한다는 뜻인데, 문맥에 따라 먹는 음식에 따른 문화 정체성을 뜻하기도 한다.

미국에서 다양한 배경을 가진 사람들을 만나다보면 정말 사람들은 다양한 식재료를 각양각색의 방법으로 조리하는 구나 싶어서 감탄하게 된다.

무엇을 먹는가는 각 사람의 욕구, 건강 상태, 재정 상황이 총망라된 총체이다. 그리고 시대마다 다른 모습을 보인다. 이를테면 20세기 후반 미국에는 저 콜레스테롤 열풍이 세어서 사람들은 저마다 밀가루 음식 먹기가 유행이었다. 지금은 알다시피 저탄수화물 다이어트가 인기라서 밀소비량은 감소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인당 밀 소비가 67kg에서 60kg으로 줄었다. (97년에서 2015년 사이에)

반면 서아프리카 지역은 쌀 소비가 는다고 한다. 2000년에서 2014년 사이 서아프리카의 쌀 생산량은 710만톤에서 1680만 톤으로 증가했다. (아래 도표 참조) 그 전까지 수수와 기장이 주식이었던 이지역은 이제 쌀밥이 인기다. 서아프리카 지역이 도시화되면서 아무래도 (수수와 기장에 비교해) 요리가 간편하고 배도 든든한 쌀이 인기를 끈다.

아시아는 밀이 인기이다. (아래 참조) 한국은 이미 쌀이 주식인가 싶을 정도로 밀소비가 상당한 나라 중에 하나이고, 베트남, 타이 같은 나라에서는 유럽스타일 베이커리가 성황이다. 한국이나 일본 같은 부유한 나라에서는 쌀보다는 과일/야채/유제품/생선류/고기류로 칼로리를 채운다. 전통적인 밀 수출국인 인도도 최근 밀 수입국이 되었다.

그럼 미국 같은 경우는 뭐가 인기일까. 건강에 안좋은 걸 많이 먹기로 유명한 미국인들이지만, 워낙 다양한 사람들이 살기에 트랜드가 있다. 건강식이나 채식주의에 관심있는 분들은 오히려 가난한 사람들이 먹던 작물을 먹는다. 일부이지만, 수수나 조를 추천하기도 하고, 특히나 퀴노아는 건강식으로 떴다.

안데스 산맥의 일부 가난한 농부들이 즐겨먹던 퀴노아는 이제 힙한(?) 곡물이 되었다. 한 연구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작년기준 9%의 일반 식당과 18%의 고급 식당에 퀴노아 메뉴가 있다고 한다. 물론 아직까지는 하나의 유행 수준이긴 하지만, 몇년 사이에 전세계 퀴노아 생산량은 세배가 되었다.

유행은 돌고 돈다. 아프리카에서는 이제 쌀을 아시아는 이제 밀을, 그리고 서구 사회는 다시 희귀 곡물을 찾아 먹는 걸 보면 전통이라는게 영원하지도 않고 먹는 것마저 (길게보면) 참 많이 바뀌는 구나 싶다.

생각해보면 우리가 한국 전통음식이라고 생각하는 김치 (특히 매운 김치)도 고작 조선 후기에 유행한 음식이다. 고추도 그때쯤 전래 되어 온 것이고…

관련기사
The Economist | Grain consumption: Of rice and men (3월 9일자)

Advertisements

Leave a Reply

Fill in your details below or click an icon to log in:

WordPress.com Logo

You are commenting using your WordPress.com account. Log Out / Change )

Twitter picture

You are commenting using your Twitter account. Log Out / Change )

Facebook photo

You are commenting using your Facebook account. Log Out / Change )

Google+ photo

You are commenting using your Google+ account. Log Out / Change )

Connecting to %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