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오는 프랑스 대선

이번주 이코노미스트지 메인 사설을 공유한다. 그리고 요즘 하는 생각도 덧붙인다.

France’s next revolution: The vote that could wreck the European Union (the Economist, 3월 4일자)

두달 앞둔 프랑스 대선은 여러모로 흥미롭다. 이제 좌/우 대결이 아닌 열린사회/닫힌사회의 대결로 세상이 바뀐다고 여러 사람들이 이야기 해왔는데 그 축소판이 이번 프랑스 대선이다.

‘Frexit’를 내걸고 ‘프랑스 우선주의’를 말하는 르펜이 여론조사에서 부동의 1위이고, 그에 대응하여 유럽연합을 지켜낼 사람으로 떠오른 인물은 39세 마크롱이다. 마크롱 역시 고작 작년에 En Marche! 당을 창당한 아웃사이더.

좌파 사회당과 우파 공화당이 바꾸어가며 집권하던 프랑스 정치지형을 생각하면 참 생경한 선거가 될 것 같다. 기존의 프레임으로 보면 르펜을 극우, 마크롱을 중도좌파 정도로 봐야 할 텐데, 그런 식의 프레임이 그다지 적절해 보이지 않는다.

극우로 분류되는 르펜은 여성 인권과 히잡 금지를 동일 선상에 놓고 말하고, (일부) 동성애자들의 지지를 받는다. 중도좌파 마크롱은 친기업적인 정책을 이야기 하고 노동법 완화를 말한다. 좌/우파 (또는 보수/진보) 프레임으로 바라보면 잘 이해도 가지 않고, 어쩌면 표를 얻기 위한 쇼로 보일 수 있다. 그런데 이들의 이야기를 잘 들어보면 논리적인 방향성과 토대가 있다.

히잡관련 이전 포스트
프랑스와 세속주의 laïcité (라이시테) 2016년 8월 30일 포스트

선거 결과는 어찌될까?

이코노미스트지는 여론조사를 근거로 르펜의 당선이 어렵다고 본다. 그런데 브렉시트, 트럼프 당선을 겪고 나니, 과연 그럴까 싶다. 게다가 양자대결 여론 조사에서도 르펜은 꾸준한 상승세. 물론 르펜 당선, 아직 갈길이 멀다. 그치만 동시에 가시권에 들어왔다.

정치에 별다른 스탠스가 없다. 특히 보수/진보 논쟁에는 별로 개입하고 싶은 생각도 없고. 그러나 소위 nationalism으로 분류되는, 애국심을 말하는 분들은 좀 무섭다. 파시즘의 향기가 느껴진다고 하면 내가 너무 예민한 탓일까.

내가 이해하기로 파시즘은 nationalism과 궁합이 잘 맞는다. 그리고 전체주의와 맞닿아 있다. 파시즘의 뿌리는 자신이 속한 집단이 희생자라는 태도, 자신의 집단에게 피해를 가져다준 (또는 가져다 줄 것이라고 상정한) 적을 만드는 일, 그 적을 법률/도덕의 적용범위 안에 두지않는 자세, 이성이나 지식보다는 자신이 신뢰하는 지도자의 직감을 우월하게 보는 믿음, 힘에 대한 과도한 숭상이다.

요즘 뉴스를 보면 참 무력함을 느끼는데, 아무래도 내가 먹물 끄나풀 정도 되는 사람이라서 그럴지 모르겠다. 이데올로기 광풍을 겪었던 20세기 초반 지식인들은 지나치게 무력했다.

예전에 내게 파시즘과 홀로코스트는 너무나 초현실적이었다. 아우슈비츠 옆에 산처럼 쌓인 신발/머리칼/안경/이빨 같은 풍경들. 그런게 어찌 공감이 될 수가 있겠는가.

다시 한번 옛날 책이나 뒤적여 볼 생각이다. 관심갖고 읽으려고 모아둔 책은 아트 슈피겔만 ‘Maus,’ 한나 아렌트 ‘The origins of totalitarianism,’ 커트 보네거트 ‘Slaughterhouse 5’

언제나 그렇듯이 책 만 사두고서 장식품이 될 가능성이 높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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