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의료 개혁, 이제 트럼프 차례

한국인의 입장에서는 딴나라 의료 시스템 이야기지만, 어쨌든 미국은 다시 오바마케어 이야기가 시끄럽다.

그 발단은 지난 주말 트럼프가 WSJ 인터뷰에서 한 말. 트럼프가 다시 봤더니 오바마케어에도 쓸모있는 부분이 있더라는 발언을 했다. 그가 말한 쓸모 있는 부분은 기존 병력이 있는 사람들 (예를 들면 암투병 경력이 있다던가…)을 보험에서 받아주는 부분이다.

일단 하나만 짚고가자. 한국 사람들이 미국 의료보험을 이야기 할 때, 가장 이해하기 힘들어하는 부분이 의료보험의 역할이다. 쉬운 말로 바꾸면, 그렇게 비싼 보험료를 내는데, 병원비는 왜 또 그렇게 비싸데? 하는 의문이다.

한국에서 의료보험은 아무래도 ‘보험’이라는 의미보다는 ‘세금’의 의미를 가지고 있어서 그렇다. 의료 서비스를 이용하는 ‘세금’을 냈는데, 또 엄청난 비용이 드는게 상식적으로 말이 안된다.

그러나 미국에서 의료 보험은 정말로 ‘보험’이다. 한국에서도 의무로 들어야 하는 자동차 보험이랑 비슷한 역할을 한다. 자동차 보험을 든다고 해서, 경미한 사고까지 수리비가 커버 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정말로 감당 못할 사고가 터지면 그제서야 필요한게 보험이다. 평소에는 아깝지만 그야말로 ‘보험’ 차원에서 들어두는 거다. (그렇지만 사람이 차하고 같나. 아픈데 돈때문에 병원을 못가는 일은 그렇게 수지타산으로 만 생각하기 쉽지 않은 문제이다.)

어쨌든 그러다보니, 보험업계가 겪는 정보비대칭의 문제가 오바마케어에도 똑같이 있다. (여담이지만 올해 수능에 보험과 정보 비대칭 이야기가 지문으로 나왔단다. 내 포스팅들만 열심히 읽어도 쉽게 풀수 있었을 텐데… ^^)

관련 포스트

경제이론 시리즈: 정보 비대칭

보험업계 입장에서는 돈이 많이 드는 암투병 환자와 건강한 사람을 구별해서 보험료를 책정하는게 유리하다. 아니면 아예 아픈 사람들을 보험을 안받는 다던지…

그런걸 금지한게 오바마케어의 한 축이다. 환자가 아프다고 보험에서 거절할 수 없다. 당연히 환자들도 좋아할 거고. (환자라고 쓰고 유권자라고 읽는다.) 트럼프가 오바마케어에 긍정적인 부분이 있다고 한게 바로 이 부분이다.

그런데, 이렇게만 되면 보험업계가 타산이 맞질 않는다. 그래서 ‘의무가입’ 조항이 들어가는 것이다. 오바마케어에서 욕을 가장 많이 먹는 부분이다. 당연히 현재 건강하고 병원 갈일이 없는 사람들은 보험료가 아까울 수 밖에… 다시 한번 말하지만 미국에선 의료보험이 세금이 아니라 보험의 의미를 가지고 있으니까 그렇다.

결국 보면, 이 두축은 같이 가는 것이다. 만약 인기가 좋은 부분만 하고 보험업계의 수지를 맞춰주지 않으면, 나라의 보조금으로 이를 메워주어야 한다. 이건 세금이 들어가는 일이니까 공화당이 싫어한다.

의무가입, 정부 보조금, 가입거부 금지 세가지는 그래서 오바마케어의 세축인데, 그중 좋은 부분만 떼어서 생각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이는 아래의 VOX 기사에서 만화로 잘 설명했다.

This cartoon explains why donald trump can’t take the popular part of Obamacare and leave the rest (Vox, 11월 17일자)

사실 오바마가 처음부터 의무가입을 생각했던 것은 아니다. 원래 2008년 민주당 경선에서 힐러리하고 토론할 때, 오바마는 의무가입은 없이 의료개혁을 하려했다.

관련기사

It was Clinton vs. Obama on health care (NYT, 2007년 11월 16일자)

그러나 결국 그 안이 현실성이 없다는 것을 알고 나중에 오바마가 계획을 수정한다.

따지고 보면 오바마케어가 완전히 무에서 출발한 것도 아니다. 원래는 밋 롬니가 매사추세츠에서 의료개혁을 할 때 시도했던 모델을 일부 차용했다. 롬니 역시 처음에는 의무가입 조항을 넣지 않았고, 이에 보험사들이 수지를 맞추기 위해 보험료를 올리기 시작했다. 결국 롬니도 당시 의무가입 조항을 넣는 방향으로 수정을 했다.

어쨌든 그건 다 옛날 얘기들이다. 이제 정말 의료개혁은 트럼프의 손에 달렸다. 아웃사이더 입장에서야 이러쿵 저러쿵 비난만 하기는 쉽지만 직접해보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실감하게 된다.

현실적으로는 트럼프의 의료 개혁은 폴 라이언의 안을 따를 것으로 보인다. 그의 안대로라면, 보험 가입 강제를 하지 않고 대신에 세금공제를 해준다. 세금공제는, 다들 알겠지만, 조세저항을 낮추는데에는 효과적이지만 결과적으로는 감세와 유사한 정책이다. 게다가 소득이 많은 사람들에게 이득이 더 돌아가는 방식이다. 부자 감세라는 공화당의 기조와 일치하기도 한다. (그렇지만 working class 트럼프 지지자들의 이익에는 반대한다.)

복잡하고 꼬인 미국 의료개혁 문제에 대해서는 예전에도 한번 정리한 적이 있다. (아래 링크 참조) 오바마가 의료개혁을 추진할 때도 공화당에서는 민주당 잘되는 모습이 보기 싫어 반대를 했다. 이번에는 상황이 역전되었다.

Healthcare, again (5월 17일자 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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