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이 된 테러의 위협

아내는 9/11 때 뉴욕에서 학교를 다녔다. 아내는 사건 후 일주일 간 매케한 냄새가 도시에 가득했다고 말했다. 분진이 하늘을 자욱하게 뒤덮었다고 한다.

사람들은 슬픔에 잠겼고, 지인들의 생사여부를 이야기 했다. 뉴스는 추가테러의 우려를 이야기했다. 두려움, 슬픔, 추모의 행렬, 그리고 어수선함 가운데서 21세기가 시작되었다.

지금도 아내는 마음이 번잡한 날이면 테러 꿈을 꾼다. 15년이 지난 지금에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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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첨부한 이코노미스트지 기사를 보면,

2001년 테러 공격 이후, 미국은 엄청난 돈을 보안과 첩보 강화에 쏟아부었다. 한 보고서에 의하면 2009년까지 대략 일년에 80조원을 추가로 사용했다고 한다. 강화된 공항/항공 안보로 인해 지금에 와서는 민간 항공사가 테러의 수단이 되는 일은 드물다. (불가능하지는 않더라도 말이다.)

그리고 2010년대 IS의 등장과 IS 브랜드 테러는 많은 것을 바꾸어 놓았다. ‘외로운 늑대’의 등장은 고도의 훈련된 테러리스트와 조직이 없이도 테러가 가능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두달 전에 있었던, 니스 테러 사건을 보고서 나는 이제 테러 방지가 과연 가능한가 하는 의문마저 들었다. 나쁜 의도를 가진 누군가가 트럭을 운전하면서 사람들이 밀집된 장소를 질주하는 것을 어떻게 사전에 방지한단 말인가.

니스에서 문제가 불거진, 부르키니 이야기로 다시 돌아가보자. 나는 ‘프랑스의 수영복 전쟁’을 포스팅하면서 프랑스에서 수영복이 이슈가 되는 이유를 세가지로 꼽은 바 있다. 첫째는 ‘라이시떼 laïcité’, 둘째 여성의 평등, 마지막으로는 테러의 위협이다.

(눈치 챈 사람은 없겠지만, 이어서 부연설명 포스트를 했다. 첫째는 라이시떼에 대해 설명했고, 둘째로는 터키의 세속주의를 이야기하면서 여성의 평등에 대해 이야기했고 오늘은 테러와 안보 위협에 대한 부연 설명이다.)

부르키니가 안보에 위협이 될까?

말도 안된다. 수영복에 무기나 폭탄을 감춘다고? 하려고 마음먹으면 못할바는 없겠지만 그 노력이면 어떤 옷도 테러의 수단이 되지 않을까.

프랑스인은 부르키니를 금지하는 비합리적인 조치를 과반이 넘게 지지하고 있다. 비상사태가 18개월 이상 지속되는 프랑스의 안보 위협상황과 연관이 없다고 말할 수 없다.

지난주 사르코지는 대선 출마를 선언했고, 부르키니 이슈를 첫 논쟁꺼리로 들고 나왔다. 마린 르펜의 국민전선은 작년 12월 1차 지방선거에서 승리를 거둔 바 있다. (물론 알다시피 결선 투표에서는 고배를 마셨다.) 두번의 선거를 치르는 프랑스의 투표방식을 생각해보면, 누가 알겠는가, 내년 결선투표가 사르코지와 마린르펜의 대결이 될 수도 있다. 그 경우 프랑스 대선에서 선택은 초강경과 덜 초강경한 후보자로 좁혀진다.

니스 테러 이후, 67%의 프랑스인이 정부가 테러의 위협에 제대로 대처하고 있지 못하다고 말했다. 미국의 경우도 안보는 뜨거운 주제로 떠올랐다. 곧 있을 대선 토론의 핵심 쟁점은 안보 이야기가 될 것이다.

그러나 정말로 테러가 일반인의 안전에 심각한 위협을 끼치는가.

오바마가 올초에 이런 이야기를 한적이 있다. 테러리스트의 공격에 죽을 확률은 욕조에서 목욕을 하다가 물에 빠져 죽을 확률보다 낮다고. 욕조에서 죽을 확률은 백만분에 일이고, 이슬람 테러로 미국에서 죽을 확률은 (올해 Orlando와 San Bernadino 사건을 기준으로) 오백만분에 일이다.

첨부한 이코노미스트지 기사에 공감한다. 테러전은 이제 서구사회에게는 심리전이 되었다. 서구사회는 오랜 시간 열린 사회와 자유를 추구해왔다. 그러나 열린 자세는 그만큼 자신을 위험에 노출하는 행동이다. 자신감과 상호신뢰가 없이 가능하지 않다.

정치인들은 기존의 서구의 가치관이라는 전통을 내세우면서 이를 정쟁의 수단으로 사용한다. 언론도 이에 동참하여 이슈를 만들고 사람들의 마음을 흔든다. 나도 올랜도 참사 이후 얼마간 힘들어서 뉴스를 보지 못했다. 그러나 앞에도 언급했듯이 테러의 위협은 ‘욕조의 위협’ 보다 작은 수준이다.

트럼프의 안보분야 보좌관인 Michael Flynn은 작년에 테러의 위협을 묘사하면서 “terrorism is committed to the destruction of freedom and the American way of life.” 라고 말한 적이 있다. 공감한다.

테러의 위협을 원천봉쇄하는 일은 불가능하다. 지난 15년 간 전 세계가 노력했으나 문제는 더욱 심각해졌을 뿐이다. 이제는 테러와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워야한다.

참고자료
Terrorism – Learning to live with it, the Economist, 9월 3일자

이슬람과 서구문명 관련 포스트
프랑스의 수영복 전쟁
프랑스와 세속주의 laïcité (라이시테)
여성의 의복과 종교에 대한 단상들
이슬람 여성 복장을 둘러싼 논의를 살펴보면서…
일상이 된 테러의 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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