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기 규제 이슈에 대한 생각 정리 – 1편: 총을 가질 권리

한국인의 시각으로, 미국에서 벌어지는 총기 규제에 대한 논쟁을 이해하기 쉽지 않다. 그렇다고 미국에 살면서, 마냥 무관심할 수 만도 없는 노릇이다. 총기규제 이슈에 대해 나름 이해하고자 노력한다. 여전히 마무리 되지 않은 생각이지만, 그 내용을 정리하는 차원에서 이 포스팅을 시작했다. 부족한 점이 있으면 지적 바란다.

목차

1편: 총을 가질 권리
2편: 총기 규제의 범위
3편: 총기 규제에 대한 오바마의 견해
4편: 신원조사와 관련 법안 국회 상정

총기 규제에 대한 논쟁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총기를 가질 권리를 먼저 이해해야 한다. 이부분에 대한 이해가 없다면, 미국에서 벌어지는 어이없는 참사들에 대해서 단순히 National Rifle Association (NRA)의 로비나, 부패한 정치의 결과라고 여기며 조롱하기 쉽다. (게다가 초강대국 미국의 허물이니 얼마나 사람들에게 통쾌함을 선사하겠는가.) 물론 관련해서 로비와 부패한 정치의 영향이 완전히 없다고 말할 수 없지만, 그것만으로 총기규제 이슈를 설명하기에는 현실이 그렇게 간단하지는 않다.

직장동료 얘기부터 꺼내본다. 내 옆 cubicle에 앉은 시카고 출신 흑인 싱글맘 리즈. 그녀는 차 조수석 서랍에 총을 가지고 다닌다. (그리고 나는 이분하고 이야기할 때 항상 최상의 예의를 갖춘다. ^^;;)

하루는 회식자리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총 이야기가 나왔는데, 그녀가 이야기를 늘어 놓는다.

딸키우는 싱글맘에게 총은 필수다. 항상 조수석 서랍에 총이 있다. 딱 두번 유용하게 쓴 적이 있다. 한번은 주유소에서 딸과 기름을 넣는데, 한 부랑자가 접근했다. 그래서 서랍에서 총을 꺼내 보여주었는데, 귀찮은 일을 만들기 싫었던 그 부랑자는 바로 다른 곳으로 가더라. 비슷한 일이 한번 더 있었다.

싱글맘으로 딸과 자신을 보호하고자 총기를 소유하겠다는 마음까지는 이해가 가능하다. 물론 마음 먹고 달려드는 총든 범죄자에게서 자신을 지킬 수 있느냐는 별개의 문제이지만.

이는 조금더 깊이 들어가자면, 타인의 폭력에서 자신을 지키는 수단이 어디까지 허용되는가에 대한 논의가 된다. 나를 포함해서 한국인은 총기를 가질 권리를 가져 본적이 없다. 한국에서는 총이라는 극단적인 형태의 폭력 사용이 국가 권력에만 허용되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진다.

여기서 수정 헌법 2조 이야기가 나온다. 수정헌법 2조만 얘기해도 책이 한권 나올 수 있고, 내 능력밖이라 깊이 다룰 생각은 없다. 자세한 내용은 인터넷 검색하면 금방 나온다. 요약하자면 수정헌법 2조는 개인이 총기를 가질 권리를 보장하고 있다. (역사 배경을 보면, 주정부가 중앙 정부를 견제하는 목적도 있다.) 많은 미국 사람들이 정부가 개인 총기소지의 옳고 그름을 판단하여 개입하는 것이 옳지 않고, 개인이 헌법에 인정된 권리를 행사하는 것을 막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

(나를 포함해서) 이것이 쉽게 와닿지 않는 사람들을 위해 총을 차량으로 비유할 수 있을 것 같다. 차는 원래 이동수단으로 만들어졌다. 그러나 사람들이 차를 살 때 이동수단의 편의성만 고려하지는 않는다. 소위 간지가 나는 차를 사고 싶은 마음이 있다. 차를 소유하는 사람들의 심리라는 것은 참으로 복잡해서, 평생 쓰지도 않을 것 같은 속도를 내는 고성능 차량을 소유하기 위해서 사람들은 엄청난 돈을 지불한다.

그뿐이 아니다. 차를 운전하는 것은 일종의 autonomy를 선사한다. 나는 차를 운전할 때 내가 1평 조금 넘는 공간을 온전히 통제한다는 사실로 만족감을 느낄 때가 있다. 총기를 소유한 사람들은 총에서 유사한 소유욕과 만족감을 느끼는 것이 아닐까 나는 생각한다.

물론 나는 총기 소유할 권리를 인정하는 것에 대해 반대한다. 앞으로 총을 구할 생각도 없다. (그런면에서 나는 여전히 한국인인듯.) 그러나 나는 미국에 살고 있고, 상당수의 미국인들은 국가가 그러한 국민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미국에서는 총기 규제를 강력하게 주장하는 사람들도 총기를 소유할 권리 자체를 부정하는 경우는 드물다.

총기를 소유할 권리에 대해 설명이 충분했는지 모르겠다. 심정적으로 받아들여지지 않더라도 논리적으로 이해가 되어야 총기 규제에 대한 논의가 가능하다. (나도 심정적으로 받아들이지 못한다.)

총기 규제에 대한 논점은 크게 두가지가 있다. 첫째가 총기 규제의 범위이고, 둘째는 총기 소지의 허가 대상이다.

내일은 총기 규제의 범위, 그리고 모레는 총기 소지 허가 대상, 그리고 당장 할 수 있는 일에 대해 얘기 해보려고 한다.

관련 이전 포스트
A Drumbeat of Multiple Shootings, but America Isn’t Listening (6월 10일자 포스트)
시카고 살인사건 발생률 (6월 8일자 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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