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업의 record high profit과 독과점 이슈

예전에 포스팅하려고 정리해둔 주제인데, 내가 전문가가 아닌데다가 논란의 소지가 있어 유보해 두었었다. 그러다가 며칠전 한 페친님 포스트에 해당 주제로 댓글을 달게 되었다. 내용이 길어져 이곳에도 옮겨둔다. 다만 원래의 댓글과는 논점이 다르기에 내용은 일부 수정하였다.

작년 미국은 기록적인 M&A 붐이 일었다. 대표적으로 듀폰과 다우의 합병 소식과 맥주회사 SAB 밀러와 AB InBev, 화이자와 Allergan의 인수 합병이 화제가 되었다.

미국 기업 M&A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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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shing the limits, 이코노미스트 2015년 12월 12일자

이와 관련하여 미국 내에서도 시장의 독과점화 경향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현상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최근 미국 기업들이 record-high profit을 기록하고 있음에도 투자는 GDP 대비 4%로 정체되어 있고, 실업률은 감소하지만 임금이 증가하지 않는 딜레마가 발생하였는데 이 원인 중 하나로 기업들의 무분별한 M&A가 지적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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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기업 이익률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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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기업 독과점화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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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인상이지만, 나도 미국 회사를 다니면서, 일단 해자moat를 구축한 이후에는, 한국보다 미국이 오히려 경쟁이 덜한 널널한 시장이라는 느낌을 받은 바 있다. (실리콘밸리에서 일어나는 혁신과 치열한 경쟁은 별도로 봐야한다. 실리콘밸리는 미국의 일부분 일뿐 전체를 대표하지 않는다.) 미국 기업의 독과점화 이슈는 이코노미스트지에서도 다룬 적이 있는데, 구체적인 데이타를 포함해 자세한 내용은 아래 링크를 참조하기 바란다.

Too much of a good thing, 이코노미스트 3월 26일자

개인적으로는 저금리 현상이 계속되고 기업들의 자금 조달이 쉬워지면서 돈이 M&A, buy back, dividend로 풀리는 부작용(?)이 발생한 것이 아닌하는 의심도 한다. (굳이 부작용이라고 말한 것은 FRB가 의도한 바는 아니라고 생각해서이다.)

참고로 이에 대해, 크루그먼은 레이건 시대 때부터 공화당이 독과점 규제를 지나치게 완화했다는 점을 지적한 적도 있다. (관련해서 크루그먼과 경제학자들 사이에서 논의: Blogs review: Profits without investment in the recovery)

하나만 덧붙이자면, 아무래도, 한국에 계신 분들은 이 기사를 한국 상황과 연결지어 생각하기 쉬울 것 같다. 그러나 기업의 return on capital이 증가하고, 독과점 우려가 높아지는 것은 지극히 미국적인 상황이고, 한국의 요즘 기업환경과 별개의 일이다.

참고로 이후에 올린 연관 포스트

커져가는 반기업정서, 그리고 독과점 이슈 (9월 26일 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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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n’t and Won’t by Lydia Davis

요즘에는 리디아 데이비스 Lydia Davis를 읽고 있다. 그녀는 미국에서 현재 활동하는 단편작가 중 가장 독창적인 소설가로 알려져 있다. 폴 오스터의 전부인이고, 2013년 맨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분 수상 작가이기도 하다.

Lydia Davis

New Yorker: Long Story Short (리디아 데이비스 소개 기사)

Lydia Davis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지난 주에 NYT에 실린 싯다르타 무케르지 Siddhartha Mukherjee의 인터뷰를 읽었는데, 그가 Lydia Davis의 책을 읽고 있다고 해서였다. (싯다르타 무케르지는 ‘암:만병의 황제의 역사’의 저자이다.)

이전에도 몇몇 영미권 작가들이 그녀를 추천한 기사를 본 적이 있다. (아쉽게도 Lydia Davis는 아직 한국에 소개된 바가 없다.) 게다가 그녀의 소설은 초단편 very short short story이다. 백일을 갓 넘긴 딸내미를 보다가 짬짬이 읽기에 딱이다.

집어든 책은 최신간인 ‘Can’t and Won’t’

굳이 이 책을 소설이라고 해야 할까 궁금해진다. 소설보다는 시에 가깝다. plot 이랄께 없다. 형식이 익숙하지 않아 적응하는데에 조금 시간이 걸렸다. 한두개의 문장으로 이루어진 단편(?)을 몇자 옮겨본다.

Ph.D.

All these years thought I had a Ph.D.
But I do not have a Ph.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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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omington

Now that I have been here for a little while, I can say with confidence that I have never been here bef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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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게 읽었던 이야기 하나도 옮겨 본다. 최소한의 문장과 단어를 사용해 어떻게 이야기를 만드는가 보여주는 좋은 예이다.

여자, 서른.

서른이 된 한 여자, 어릴 적부터 살던 집을 떠나기 싫다.
왜 내가 집을 떠나야 하는가? 여기는 부모님의 집이다. 부모님은 나를 사랑한다. 왜 내가 어떤 남자와 결혼해서 다투고 서로에게 소리를 질러야 하는가?
그러나, 그 여자는 창문 앞에서 벌거벗는 것이 좋다. 그녀는 어떤 남자가 그녀를 바라봐 주는 정도는 좋겠다고 생각한다.

A Woman, Thirty

A woman, thirty, does not want to leave her childhood home.
Why should I leave home? These are my parents. They love me. Why should I go marry some man who will argue and shout at me?
Still, the woman likes to undress in front of the window. She wishes some man would at least look at 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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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즐겁게 읽었던 piece도 한번 옮겨본다. 글쓰기에 대해 쓴 일종의 메타 소설 쯤 될 듯하다. 워낙 언어를 압축해서 썼기에 내 어설픈 번역으로 맛을 살리기 힘들긴 하다. 원문을 읽을 것을 추천한다.

글쓰기

계속해서 써가기에는 삶이 너무 고단하다. 예전에 삶은 쉬웠고, 때로는 즐거웠고, 그때는 쓰는 것이 즐거웠다. 물론 그때도 어려워 보이긴 했다. 지금와서 삶은 쉽지가 않다. 정말 고단해졌고, 비교하자면, 쓴다는 건 약간 우스워 보인다. 종종 현실이 아닌 것에 대해 쓴다. 그리고 내가 현실이 아닌 것에 대해 쓸 때, 종종 그것은 동시에 현실의 장소에서 벌어지는 일이다. 아주 자주, 삶을 잘 살아가지 못하는 사람들에 대해 쓴다. 지금은 내가 그런 사람들 중에 하나가 되었다. 자기 삶을 잘 살지 못하는 사람들에 대해서 쓰는 대신에, 글쓰기를 그만두고서 나는 내 삶을 사는 법을 배워야 하는 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내 삶 자체에 좀더 관심을 가져야 하는 것일지도. 내가 좀더 현명해지는 유일한 방법은 더이상 쓰지 않는 것이다. 내가 대신 해야 할 다른 일들이 있다.

Writing

Life is too serious for me to go on writing. Life used to be easier, and often pleasant, and then writing was pleasant, though it also seemed serious. Now life is not easy, it has gotten very serious, and by comparison, writing seems a little silly. Writing is often not about real things, and then, when it is about real things, it is often at the same time taking the place of some real things. Writing is too often about people who can’t manage. Now I have become one of those people. What I should do, instead of writing about people who can’t manage, is just quit writing and learn to manage. And pay more attention to life itself. The only way I will get smarter is by not writing anymore. There are other things I should be doing inste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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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디아 데이비스는 프루스트 Proust와 플로베르 Flaubert의 번역가로도 유명하다. 그래서일까, 그녀의 책을 읽다보면 번역을 한번 거친 영어 문장을 읽는 기분도 든다.

문장은 생각보다 술술 읽히는 데, 리듬감이 있어서 그렇다. 단어 하나하나, 문장 하나하나에 공을 들이지 않고서는 리듬감이 나올 수 없다.

어쩌면 평생 읽을 일이 없을 것 같은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 도전하는 것 보다는 리디아의 책을 읽는 것이 현명한 일일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길이는 짧으니까.

Spelling Bee 2016

This amazing 6-year-old kid blew my mind!

(image source: USA Today)

매년 미국 ESPN에서는 spelling bee 라는 철자 맞추기 대회를 연다. 올해에는 최연소인 11살, 13살 아이들이 공동 우승을 했다.

(image source: CNN)

올해 대회는 우승자 말고도 화제의 인물이 또 있다. 역대 최연소 결선 진출자인 Akash Vukoti 이다. 6살 소년의 인터뷰를 보는 내내, 입을 다물지 못했다.

힐러리 vs. 트럼프 지지율, 이메일 스캔들

존경하는 블로거 산타크로체님 (산타크로체님 네이버 블로그 링크)과 페북에서 댓글로 나눈 대화를 저장해 둔다. (이후 산타님으로 표기)

나: 대통령 후보 확정 직후 지지도가 오르는 현상은 일반적이라 지켜봐야 하긴 합니다.

2008년에도 맥케인이 지지 수락 연설 후, 오바마를 잠시 앞선 적이 있죠. 오바마는 후보로 확정되고 다시 우위를 회복 했습니다. 다만, 놀라운 것은 트럼프가 폴 라이언(온건보수)이나 테드 크루즈 (강경보수)의 지지 없이 공화당의 표심을 다 모으는 일을 했다는 점입니다.

클린턴 측에서는 후보 확정 이후 지지율을 끌어올릴 여력도 있고 아직 선거 초반이라 너무 낙담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그치만 공화당 경선 때도 설마 설마 하다가 여기까지 온지라…

산타님: 유동적 요인이 있긴 하지만 FBI가 기소를 하거나 갑자기 뇌졸증이 재발하지 않는 한 물론 샌더스 후보의 돌발적 선택이 없다는 전제하에서 본선에서 지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저번에 한번 정리했지만 트럼프를 혐오하는 여성표가 워낙 절대적으로 높은 것이 히스패닉/흑인 표 보다도 큰 역할을 할 것 같습니다.

나:


산타님: 설명이 덧 붙여지면 이해에 큰 도움이 될 듯 합니다.

나: 2008년 미국 대선 때, 맥케인과 오바마의 지지율 차이 그래프 입니다. 전통적으로 공화당은 후보자 선정을 빨리해서 한명에게 힘을 몰아주는데, 초반 그래프를 보시면, 맥케인 확정 이후 지지율이 잠깐 오바마를 앞선 시점이 있었습니다. 이후 오바마가 후보를 확정짓고 나서 다시 지지율을 회복합니다.

산타님: 감사합니다. 그런 효과가 있어 보입니다. 다만 당시는 금융위기 발발로 인해 나중에 갈수록 오바마 후보에게 표가 쏠릴 상황이긴 했습니다.

나: 물론 결정타는 2008년 금융위기 였는데, 맥케인이 “미국 경제는 fundamental이 튼튼해서 문제가 없다” 라는 발언을 했죠. 결과는 알다시피…

지금은 워낙 초반이라, 2008년 처럼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죠. 미국에 대형 테러 공격이 있다던가, 경제 위기가 온다던가, 막판이라면 작은 hiccup도 변수가 될 수 있긴 합니다.

산타님: 사실 그렇긴 합니다. 다만 트럼프 후보에 대한 혐오도가 쉽게 누그러지기는 어렵지 않을까 하는 생각은 듭니다. 유세장에서 이렇게 폭력사태가 발생하기는 반전/민권 운동이 드세던 60년대나 가봐야 나오지 않을까 합니다. 솔직히 외부인이 보는 시각은 트럼프가 대통령 되는 것 못지 않게 현 상황도 미국내 분열이 커지는 것 같아서 걱정은 됩니다.

나: 이메일 건에 대한 개인적인 의견을 말씀드리자면, (물론 예측은 신의 영역이라, 조심스럽긴 합니다만.) 만약 문제가 정말로 커져서 힐러리 중도 하차라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한다면, 민주당 측에서는 바이든 카드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트럼프 쪽에서는 바이든 구원 등판보다는 현재 상황을 더 선호할 것 같습니다. 근거가 약한 음모론이나, 의심을 제기하면서 지지율을 살금살금 갉아먹는 네가티브가 효과적이기도 하고요.

산타님: 그런데 경선을 거친 2위 후보를 그냥 무시하고 바이든 부통령을 후보로 정하기는 흠… 기술적으로 가능할지 모르지만 샌더스 측에서 독자 후보 선언하기 딱 좋은 명분이긴 합니다.

그리고 말씀대로 양측 모두 매우 높은 혐오층이 있기에 정말 진흙탕 싸움이 될 것 같습니다. 현실은 현실대로 받아 들여야 겠지만 그런 난장판을 겪고 리더십을 확보하기도 참 쉽지 않아 보입니다. 클린턴을 싫어하는 중산층 고학력 자들의 심리 중 끝없는 교착상태에 빠질 것이 뻔하다는 게 있는데 걱정되는 부분이긴 합니다.

나: 일리가 있는 말씀입니다. 그러나, 바이든은 경선 출마 자체를 안했고, (막판까지 고심은 했습니다만,) 당시 명분은 힐러리를 밀어준다 였습니다. 힐러리 지지자들은 바이든 쪽에 좀더 가깝다고 보입니다. 물론 이렇게 되면 정말 난장판이 되겠지요. 결과는 정말 아무도 모르게 될 것 같구요.

산타님: 당연히 바이든 부통령이 내용상 민주당 후보가 되는게 맞긴 할겁니다. 제가 걱정되는 것은 EU 또는 유로체제가 올해 브렉시트 등 고비를 어떻게 넘겨도 경제가 되살아나지 않는 이상 내년이든 후년이든 체제 불안이 급격히 고양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2017년 프랑스 대선에서 르펜이 대통령이 되지는 않겠지만 결국 르펜이 주장하는 국경 통제 등 반EU 정책은 더 힘을 받을 것이고 그래프로 보여 주셨듯이 인종주의 정당들의 힘은 더 커져갈 것입니다. 여기서 미국마저 무력함에 빠지면 이래저래 세계적으로 참 걱정되는 상황이 도래할 지도 모른다는 불길한 예감이 듭니다.

오늘 트럼프의 에너지 정책에 대한 글을 정리해 봤지만 장기적 세계 인류의 미래는 포기해도 당장 눈 앞의 실리를 챙기자는 주장은 의외로 힘을 받을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걱정되는 것은 지구온난화가 가속되는 것보다 국제적 합의체제가 점점 무력해지며 각자 도생의 길을 찾게 되는 것입니다.

나: 한꺼번에 너무 많은 주제를 이야기 하셔서, 다 이야기하자면 밤을 꼴닥 새워야 할 것 같습니다. 게다가 말씀하신 주제 하나하나가 워낙 무게감이 있는 주제라. (글적글적.) 한번 뵙고 밤을 세워야 하는 건 아닐지요. ^^

괜찮아 – 한강

[ 괜찮아 ] — 한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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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나 두 달이 되었을 때
아이는 저녁마다 울었다
배고파서도 아니고 어디가
아파서도 아니고
아무 이유도 없이
해질녘부터 밤까지 꼬박 세 시간

거품 같은 아이가 꺼져버릴까 봐
나는 두 팔로 껴안고
집 안을 수없이 돌며 물었다
왜 그래,
왜 그래,
왜 그래,
내 눈물이 떨어져
아이의 눈물에 섞이기도 했다

그러던 어느 날
문득 말해봤다

누가 가르쳐준 것도 아닌데
괜찮아.
괜찮아.
이제 괜찮아.

거짓말처럼
아이의 울음이 그치진 않았지만
누그러진 건 오히려
내 울음이었지만, 다만,
우연의 일치였겠지만
며칠 뒤부터 아이는 저녁 울음을 멈췄다

서른 넘어야 그렇게 알았다
내 안의 당신이 흐느낄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울부짖는 아이의 얼굴을 들여다보듯
짜디짠 거품 같은 눈물을 향해
괜찮아

왜 그래,가 아니라
괜찮아
이제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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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 문학과지성사, 2013

+ 덧: 시에서 한강은 아이에게 괜찮다고 말해주자 며칠 뒤에 울음을 그쳤다는데, 백일이 갓지난 우리 아가는 언제쯤 울음을 그치려나… 어쩌면, 엄마/아빠가 울음을 그치는 게 더 빠를지도 모를 일이다.

How Far Is Europe Swinging to the Right? (NYT)

이번주 초에 있었던 오스트리아 선거 이후, 유럽의 우경화를 이야기하는 분들이 많아 졌다. NYT에 그래프로 깔끔하게 요약해 준 기사가 있어 공유한다. (한눈에 들어오는 차트가 아름답지 않습니까. 맞아요, 저 그래프 성애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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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 간발의 차이로 선거에서 진 Austrian Freedom Party (image source: 해당기사)

Why Is Clinton Disliked? (NYT)

어제 뉴욕타임스 데이비드 브룩스 칼럼. 그가 말하는 힐러리 비호감 요인은 타당한 점이 있다.

미국 사람들에게 힐러리는 인간미 없는 기성정치인으로 비춰진다는 지적이다. 이를테면, 오바마는 골프와 농구를 즐겼다. 트럼프야 말할 것도 없이 인간적(?!)인 사람이다. 남편 클린턴도 색스폰을 멋들어지게 부를 줄 아는 위트있는 멋쟁이로 기억된다.

힐러리는 일중독자 이미지 말고는 딱히 인간미랄께 없다. 굳이 찾아보자면, 손녀 샬롯이 있는 할머니다 라는 정도. 심지어 딸이나 남편도 모두 정치계 커리어로만 알려져 있다.

트럼프가 힐러리에게 붙인 별명 heartless Hillary는 그런점에서 아주 절묘하다. 힐러리는 때로 사람이 아니라 만들어진 로보트 처럼 보인다.

어떤분이 페북 페이지에서 힐러리의 선거운동을 회식자리에 비기어 설명했었다. 평소 놀 줄도 모르고 일이 전부인 만년 부장이 임원 한번 달아보려고 회식자리에서 신입사원들에게 아재개그를 늘어 놓는데, 분위기는 오히려 싸해 졌다고. 아주 공감하는 바이다.

칼럼은 커리어도 중요하지만 일 밖의 것도 잘 챙겨야 한다며 마무리 짓는다. 글쎄 개인적으로는 동의하기 힘들다. 나는 정치인을 이미지와 인간미로 판단하는 것에 부정적이다. (나도 잘 놀 줄 모르는 부류에 속할 텐데, 안된다. 커리어는 커리어로 봐야한다!) 그러나, 현실은 미국이나 한국이나 정치인을 평가할 때 인간미를 중요한 요소로 생각하는 것이 사실이다.

UN 미국 대사 예일대 졸업식 축사 중에서

이번 주에 예일대 졸업식에서 있었던, UN 미국 대사의 졸업식 축사의 일부분을 옮긴다. 오역이 있을 수 있으니, 아래에 원문도 첨부한다.

“우리는 번거롭게 생각하는 과정이 없이 귀에 듣기 좋은 여론을 즐긴다. (We enjoy the comfort of opinion without the discomfort of thought.)” 존 F 케네디는 1962년 이런 말을 남긴 바 있습니다. 그러나 오늘날에 와서 이 문제는 더욱 심각해졌습니다. 우리가 페이스북이나 트위터를 할 때, 아니면 검색을 할 때도 그 결과는 이전 검색 히스토리나 위치에 기반한 알고리즘에 의해 결정 됩니다. 우리가 얻는 주된 정보는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세상의 모습을 그대로 반영하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그러한 정보들은 우리에게 생각하는 번거로운 과정이 없이 듣기좋은 여론이 되어 우리에게 주어집니다. 그러므로 여러분은 자신의 편향성을 거스르는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이 작업은 생각처럼 쉽지 않습니다. 특히 여러분이 중요하게 여기는 주제에 대해서는 말이죠. 그러나 여러분이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들을 무시하는 것보다 그들과 소통을 하는데에 관심이 있다면 이것은 중요한 일입니다. 왜냐하면 그렇게 함으로써 여러분은 다른 사람의 의견을 바꿀 수 있을 지도 모르고, 반대로 동시에 나와 다른 의견의 그들이 정말로 옳을지도 모르니까 말이죠.

“We enjoy the comfort of opinion without the discomfort of thought.” That was John F. Kennedy, in 1962. But the problem has only become worse. From the Facebook and Twitter feeds we monitor, to the algorithms that determine the results of our web searches based on our previous browsing history and location, our major sources of information are increasingly engineered to reflect back to us the world as we already see it. They give us the comfort of our opinions without the discomfort of thought. So you have to find a way to break out of your echo chambers.

This is tougher than it sounds, especially when it comes the issues you care most about. But it is in your interest to engage the people you disagree with, rather than shutting them out or shutting them up. Not only because it gives you a chance to challenge their views, and maybe even change them. But also because sometimes, they may just be right.

출처 및 동영상 클립

The United States ambassador to the UN says your Facebook feed is keeping you from making the world better

연설문 전문은 여기서 볼 수 있다.

‘Get Close’ (Huffington Post)

Samantha Power UN 미국 대사

최근 미국 뉴스 정리 및 간단한 커맨트 (2016/05/23)

드론 어택, 2016 미국 대선 업데이트, 박스오피스, political correctness, 바이엘의 몬산토 합병 제안

드론 어택

탈레반 리더 만수르를 드론으로 공격하여, 암살하는데에 성공했다고 오바마가 오늘 발표했다. (관련기사) 오바마 정권 이후 미군은 군용 드론 사용을 전면적으로 확대해 왔다. 아무래도 유인 폭격기에 비해 비용이 저렴하고 정치적인 부담이 덜한지라…

우리 회사에도 아프간에서 복무한 경험이 있는 제대 군인이 있는데, 그 동네 미군 막사에서 드론을 보는 것은 신기한 일도 아니라고 한다.

살상무기가 어찌 인간적일 수 있을까 싶긴 하지만, 드론은 특히 상상만 해도 비인간적인 무기이다. 소리없이 하늘에서 내려와 소형 폭탄을 떨어뜨리고 사라진다. 트라우마를 겪는 이에게는 맑게 개인 하늘을 보는 것만으로 공포가 따라 오리라.

미국 내에서도 소수이긴 하지만, 드론 사용에 대해 비난하는 목소리가 있다.

관련해서 예전 포스트 (군용 드론에 대한 잡담)

2016 대선 업데이트

트럼프가 공화당 후보로 사실상 확정되면서 모멘텀을 확보하는 반면, 클린턴은 샌더스 측과 감정 싸움이 계속되어 발목이 잡히는 모양새다. 클린턴 지지자들 측에서는 안팎으로 공격을 받는 상황에 대해 불평하는 목소리가 크다. 샌더스 의원은 최소 6월 초에 있을 캘리포니아 경선까지는 최선을 다해 경선에 참여할 것 같고, 본인이 지지자들에게 약속했던대로 경선 완주를 할 가능성도 적지 않아 보인다.

참고로 지난주에 거의 8%p 까지 차이가 났던 지지율 차이가 현재는 1%p로 좁혀진 상황이다. 생각보다 박빙 모드로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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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크: http://elections.huffingtonpost.com/pollster/2016-general-election-trump-vs-clinton/

트럼프 측에서는 이미 힐러리에 대한 공격을 시작했는데, 대표적으로는 트럼프가 힐러리를 crooked Hillary, heartless Hillary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트럼프는 공화당 경선에서 절묘한 별명을 붙여 경쟁자를 조롱해 재미를 많이 봤다. 예를 들자면, Lyin’ Ted, Little Marco, Low Energy Jeb 같은 별명이 있었다. 요즘 미국 정치는 예능 프로그램 같이 서로 별명을 붙여 낄낄대는 수준이다.

박스오피스

지난 주말은 “The Angry Birds Movie”가 1위를 했다고 한다. 예고편을 봤는데, 나쁘지 않아보인다. 잘만하면 연속으로 속편 찍어내는 브랜드가 될 기세. 캡틴 아메리카는 앵그리버드에 밀려 2위를 차지했다. 아~ 아이 키우는 처지에 영화관에 가서 영화보며 팝콘 집어먹는 일은 이제 사치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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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litical correctness

지난주에 “Oriental”이라는 단어를 없애고, “Asian-American”을 쓰기로 한 법안이 통과되었다. (관련기사: https://meng.house.gov/media-center/press-releases/meng-bill-to-remove-the-term-oriental-from-us-law-signed-by-president)

나는 미국와서야 politically correct한 언어 사용에 주의를 기울이게 되었다. 처음에는 지나치게 사소한 걸로 목숨거는게 아닌가 싶었고, 오히려 그런 모습이 위선적으로 느껴졌었다. 그러나 사회적으로 널리 통용되는 단어라고 해서 옳은 언어 사용은 아니라는 점. 언어 사용으로 발생하는 위계와 타자화 같은 미묘한 차이를 느끼기 시작하면서, 미국 사람들이 차별이라는 이슈에 오랜 시간에 걸쳐 쌓아온 연륜 같은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단어 사용에 대한 논쟁은 미국에서 언제나 뜨거운 주제이다. 최근에는 미식축구팀 ‘워싱턴 레드스킨’을 둘러싼 논쟁이 한참이기도 하다.

바이엘의 몬산토 합병 제안

바이엘사가 몬산토에 $62B의 인수 제안을 했다는 소식이다. 예전에 농산물 대기업의 인수합병 움직임에 대해 포스팅 한적이 있었는데, (링크: 유가가 곡물가격에 미치는 영향) 이후에 신젠타의 듀폰 인수는 무산되었고, 듀폰과 다우가 합병했고, 최근은 몬산토까지 매물로 나왔나 보다.

몬산토는 GMO의 대명사로 알려졌고 탐욕스런 미국 자본의 상징 처럼 되어버린 기업이다.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GMO의 안정성은 계속 검증되어야 하지만, 몬산토의 demonized는 조금 과도한 측면이 있지 않나 생각한다. 몬산토가 독일 기업이 된다면, 필요 이상의 반감이 누그러들런지 궁금하다.

Among Koreans, Giving Death Your Best Face (NYT)

8월의 크리스마스에서 지금도 기억에 남는 장면이 하나 있다. 한석규가 자신의 영정사진을 찍는 모습이었는데, 다른 사람이 기억해 주기 원하는 자기 모습을 남겨 둔다는 행위가 낯설었다.

독거노인 영정사진을 찍어 드리는 봉사활동에 참여한 경험이 있다. 그분들이 경건하게 사진을 찍는 모습을 보면서 죽음에 대해 묘한 느낌을 받았던 생각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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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기사에 공감한다. 영정사진을 미리 준비해두는 일은 지극히 한국적인 풍습이다. 영정사진에는 지금의 나의 모습, 내가 기억하는 나의 모습, 그리고 다른 이에게 기억되고 싶은 나의 모습이 동시에 담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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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재미교포가 한인 교회를 순회하며, 영정사진을 찍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사진들을 찬찬히 보았다. 사진에 타국 생활에서 오는 고단한 세월의 흔적, 자식 손주에게 아름다운 모습으로 기억되고 싶은 소망, 세상과 이별을 준비하는 마음가짐 같은 것이 담겨 있다. 짠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