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틀란타 꽃가루 공습

며칠전엔가 미국 윗동네에는 눈도 왔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여기는 완연한 봄이다. 비가 며칠 드문드문 내리더니 집앞 나무에 싹이 돋기 시작했다. 햇살도 제법 따가운게 이제 사월이구나 싶다.

좋은게 오면 항상 나쁜 것도 따라오는 법. 이맘 때가 되면 항상 꽃가루가 난리다. 나무가 울창한 이동네는 이때 쯤이면 노란색 송화가루가 공기에 가득하다. 자동차들이 분필가루를 뒤집어 쓴 것 처럼 노랗게 된다.

atlanta-pollen-count Pollen2013

(image source: Atlanta 11 alive)

나 같은 외부인은 앨러지가 무섭다. 앨러지는 하루종일 머리를 무겁게 하고, 콧물과 기침으로 고통을 준다. 꽃가루(pollen)랑 잔디 앨러지가 잘못오면 된통고생한다. (심한 경우는 고생해서 10키로 정도 살이 빠졌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이땅이 보기에는 내가 이질적인 인자라도 되는 걸까. 괴롭게 해서 나를 몰아내려고 하는 걸까. 그나마 도움이 되는건 인류의 축복 항히스타민제. 지르텍, 베나드릴, 클라리틴… 조금은 도움이 되지만 워낙 심할 때는 큰 차이를 못느낀다.

하긴 옛날만 해도 (여기서 옛날이라 함은 근대) 나처럼 지구 반대편에서 온 이질적인 사람이 걱정해야 하는 것은 풍토병이 었다. 말라리아, 이질, 티푸스 및 각각 괴질들… 대항해시대에 대양을 건너온 사람들에게 원주민이나 무서운 짐승은 풍토병에 비하면 큰 위협은 아니었다.

이질적인 인자들이 섞이기 시작하면 자연은 갖가지 수단으로 자신을 보호한다. 이질적인 것은 기회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위험을 의미하기도 한다.

세상이 많이 좋아졌다. 백신 같은게 생겨서 지구 반대편에 와서 정착하는 것은 이제 일도 아니다.

그래도 나는 아직 괴롭다. 균처럼 생명을 위협할 정도는 아니지만, 여전히 꽃가루는 나를 못살게 군다. 내가 이동네에서 고통 받을 때마다 새삼 내가 지구 반대편에서 왔다는 사실을 느낀다.

+ 덧: 뭐… 물론 한국에 있는 친구들은 지금쯤 황사로 고통 받겠지만… 이 정도 불평도 너그러운 마음으로 받아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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