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은 우리에게 위안을 주는가?

시지프스의신화

대학교 친구 중에 항상 고민하고 심각해하는 친구가 있었다. 나도 보통은 심각한 편에 속하지만 그렇게 고민까지 하는 편은 아닌지라 잘 이해하지 못했다. 그는 내면을 끝까지 파고 들었고 파고 들때마다 나오는 아픔으로 힘들어 했었다.

어쩌면 고전을 읽는 일도 비슷하다는 생각이 든다. 고전 소설을 예를 들어보자. 고전 소설에 나오는 인물들은 대부분 단순하지 않다. 고전의 세계는 대부분 현실을 많이 닮아 있고 인물들도 입체적이다. 고전의 세계를 한번 통과하고 나서는 내가 가진 세계관이 한계를 가지고 있다는 진실을 보게 된다. 어떤 때는 진실과 대면하는 순간이 책을 통해 직접오지 않기도 한다. 그래도 묘하게 책을 읽는 중에 진실을 대면하는 때가 많이 있다. 그것은 고전을 통해 세상을 보는 감수성이 커지면 그만큼 세상을 넓게 보게 되어 그런게 아닐까 싶다.

통속물, 소위 가벼운 책들은 그렇지 않다. 가벼운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우리가 생각하는 스테레오 타입에 가깝다. 머리쓸 필요 없이, 고민할 필요 없이, 그저 내가 좋아하는 환타지의 장르를 정해서 통속적인 세상에서 충분히 즐기다 오면 그만이다. 나를 깨고 흔드는 힘은 없다. 통속물은 내가 알고 있는 믿고 있는 세계관을 확실하게 해주고 나는 거기서 힘을 얻으면 그만이다.

고전이 사람을 지혜롭게 만드는가? 어떤 면에서 그러할 지도 모르겠다. 고전을 읽는 사람들은 소위 지혜라는 것에 좀더 가까운 사람이거나 깊이가 있는 사람일 가능성이 높다.

그렇지만 어떠한 면에서 고전을 읽는 사람들은 고통을 즐기기만 하는 사람처럼 보이기도한다. 고전은 우리를 한번 크게 두드려서 흔들어 놓고, 내가 알고 있는 틀을 깨고 나올 것을 종용한다. 문제는 그 틀을 깨어 나와 자유를 얻은 순간, 또 다른 고전이 기다리며 다른 틀을 보여 준다는 것이다. 고전을 읽는 행위는 끝도 없이 자기 정진을 하는, 시지프스처럼, 끝이 보이지 않는 고행의 길처럼 보인다.

어쩌면 고전을 통해서 얻을 수 있는 것은 끊임없는 몸부림을 마치고 종국에는 내가 가진 것을 사랑하고 감사하는 것이 내가 할 수 있는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되는 정도 아닐까 싶기도 하다. 마치 긴 여행마치고 집에 돌아와서 제자리를 찾게 되는 것처럼…

고전이 그다지 인기있는 시대는 아니다. 그러나 수없이 쏟아지는 지식의 홍수속에서 그 지식이 얼마의 생명력을 가지는가를 생각해보면 꽤 오랜 기간 살아남아 여러 사람의 인생을 바꾼 책들은 우리가 죽은 후에도 그 힘을 발휘할 것이다. 꼭 인기 있는 것이 좋은 것은 아니다.

고전이 힘을 잃은 시대에 아직도 그것을 붙들고 싸우는 분들에게 건투를 빈다. 그리고 즐거운 여행 되시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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