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공부 또는 뭉뚱그려 공부에 대한 이야기…3 성취감

처음에 별생각 없이 영어공부라는 이야기를 토픽으로 잡고 연재를 시작했는데 생각해보니 참 용감했다. 페친들 중에 정말 한영어 하시는 분들이 수두룩한데다가 나는 아직 갈 길이 먼 사람이다. 그렇다고 그냥 공부 이야기를 하자니 그거야 말로 한공부한 페친들이 수두룩 하지 않은가? 너무 대단한 걸 기대하지 마시고, 나처럼 언어에 소질이 없는 사람도 이런 고민을 하고 노력을 했구나 하고 편하게 읽어주길 바란다.

성취감:

전국민에게 만연한 영어 스트레스를 한귀로 흘려듯고 살다가 어느 순간 옆을 보면 한 친구가 외국인과 자연스럽게 대화를 하고 있다. 정말 요새는 어느 모임에 가도 영어 되는 사람 꼭 한 사람씩 있다. 우리들은 무너진 마음을 앉고 원대한 목표를 품어본다. ‘오늘부터 시작해서 입이 트이는 그날까지 가는 거야…’ 영어학원도 등록해보고 EBS 영어 교재도 사보지만 마음과는 다르게 며칠이 지나지 않아 흐지부지 해진다. 우리는 정말 의지박약인 걸까?

나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의지가 약했다기 보다는 목표가 너무 컸다. 머리 속에 있는 걸 막히지 않고 영어로 표현하는 건 미국에서 몇년을 살아도 쉽지 않은 일이다. 생업을 가진 사회인으로 하루에 한시간이나 삼십분 이상 시간 내는 것도 쉽지 않은데, 불굴의 의지로 시간을 내어 봐도 영어 실력이 짧은 시간에 눈에 띄게 좋아지는 건 불가능하다. 목표를 세울 때는 단시간에 성취가능한 쉬운 목표부터 시작해야 한다. 요새 관심있어 하는 월드컵 소식을 영어로 찾아서 읽어본다던지 아니면 podcast로 들어 본다던지… 아니면 내가 평소에 즐겨 읽던 책을 영어로 읽어 본다던지 하는 식으로 말이다. 본인이 의지만 있으면 공부할 수 있는 영어 자료가 정말로 널려 있다.

요새는 영화나 미드로 영어를 공부하는 게 대세인 듯 하다. 본인이 영화나 미드를 좋아하면 이것도 추천할 만한 방법이다. 단 주의할 점은 본인의 수준에 맞아야 한다는 것이다. 자막없이 보는데 도저히 못따라 가겠으면 그건 이미 수준을 넘어서는 거다. 이 수준이라는게 개인의 관심사나 토픽에 따라서 많이 달라진다. 미국에 오래 살다보면 영어는 안늘었는데 대화가 되거나 시트콤을 보고 웃게 되는데 이건 대화의 상황이나 문화적인 코드에 익숙해 져서 그렇다.

다른 예를 들어볼까? 유치원생과 우리들의 관심사는 다르다. 우리딸이 가끔 그림책 읽어달라고 조르는데 쓰여 있는 단어는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어렵다. 다음에 나오는 단어를 맞춰보라. porridge, platypus, gosling, rip, dab, plunged, blustery, burrow, grub, quail, sneak, chaperone, joey, foal, walrus, minnow, swoosh, squelch, gobble, cottage, dig, reflection, cocoon, fin, crawl, bin, hive, den, cub, seal, mole, mule, rumble, sack, cot, tadpole, pit, crate, sip (주: 단어 목록은 뉴욕의사님의 블로그에서 퍼왔음…) 유치원생 그림책 빈출단어다. 미국에서 유치원을 나오지 않았는데 위의 단어 중에 대부분 맞췄으면 정말 대단한 거다. 뜻이 궁금하면 사전 직접 찾아보시길. 유치원생 영어 가르키려면 공부 열심히 해야한다…ㅎㅎ 그렇다고 유치원생 영어수준이 정말 대단한 걸까? 뭐 꼭 그렇지는 않다. 그냥 관심있는 주제가 다를 뿐이다. 오히려 단어 수준은 대한민국의 평범한 어른들이 더 높다. 대신 유치원생들에게 university, law, bill, society 같은 단어를 물어보면 대답을 못할 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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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age source: wikimedia)

본인의 관심사가 신앙서적이라면 영어로 신앙서적을 읽어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나 같은 경우는 대학시절 신앙서적을 많이 읽었는데 나중에 헨리 나웬 책을 막히지 않고 재미있게 원서로 읽은 기억이 있다. 나는 그게 일반적인 경우라고 생각을 했는데, 신앙서적을 별로 접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어렵고 졸리기만 한 책이라고 하더라.

앞의 글에서 내가 절박함에 대해 이야기 했는데, 절박함은 full-time student에게나 가능한 motivation이다. 학생은 공부가 job이기 때문에 공부를 잘할 강한 이유가 있지만 학교를 졸업하고서는 그렇지 않다. 하루하루 살아가면서 헤쳐나가야 할 절박한 과제 들이 얼마나 많은데 영어공부는 우선순위에서 밀리는 게 당연하지 않은가? 당장 내일까지 보고서를 작성해야 하고 아이가 아파서 열이 끓는데 맘편하게 공부만 하고 앉아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이런게 쌓이고 쌓이다보면 흐름이 끊기고 ‘내주제에 영어는 무슨…’ 이렇게 결론짓고 책장에 영어교재만 쌓이게 된다.

이러한 어려움을 이기고 영어공부를 할 수 있게 해주는 게 바로 성취감이다. 성취감은 우리에게 강한 동인이 되어준다. 내 마음 속에 작은 목표를 하나하나 설정해서 이뤄가는 기쁨은 상상 이상으로 크다. 이때 중요한 건 앞에서도 말했지만 구체적이면서도 실천가능한 작은 목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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