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잘하는 사람이 우리나라에서는 어떤 의미일까?

Originally posted 06/07/2014 @ facebook

이번에 제주도지사로 선출된 원희룡 관련글 링크 걸어 본다. 그냥 연예계 뒷얘기 듣는 기분으로 읽으면 재미있는 글이다. 원희룡씨가 확실히 시험공부 머리는 있는 분인 것 같다.

펌) 공부왕 원희룡 대 장하준

이번 선거때는 고변 관련 논란도 있었고 해서 공부를 잘하는 사람이 우리나라에서는 어떤 의미인가 생각해 봤다. 내 결론은 간단하다. 공부 잘하는 사람이 그 성실성과 집중력으로 국민을 섬긴다면 정말 우리는 모두 공부 잘하는 사람을 대통령으로 뽑아야 하겠지만, 그런 분들이 집중력을 일신영달에만 쓴다면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유독 우리나라는 공부 잘하는 사람을 우러러 보는 경향이 있다. 혹자는 그뿌리를 과거제도에서 찾기도 하지만, 그건 너무 먼 예전 얘기라 나는 잘 모르겠다. 그치만 내 학창시절을 떠올리면, 선생님들도 공부 잘하는 사람은 노터치였고 심지어 노는 친구들도 공부 잘하는 애들은 잘 안건드렸던 것 같다. 우리나라는 수석합격/ 하바드 출신 같은게 정말 잘 먹히는 사회다.

미국을 생각해보면 꼭 그런것 같지는 않다. 우리나라 식으로 공부만 잘하는 친구들은 오히려 nerd로 평가 받는 경향이 있고, 운동을 잘하거나 잘 노는 친구들이 인기가 좋다. 미국에서도 명문대와 name value는 정말 중요하다. 하지만 명문대는 network 측면에서 더욱 중요한 것 같고, 명문대만 나왔다고 우러러 보지는 않다. 그리고 이건 정말 애매한 건데 명문대 나온사람들이 기본적으로 능력이 있기 때문에 잘되는 건지 명문대 타이틀 때문에 잘되는 건지는 정말 알기 힘든 것 같다.

조금 들어가서 교육과 계급에 대한 생각도 해보았다. 교육은 신분 상승의 가장 강력한 수단이다. 지난 세기 동안 한국은 가장 극심한 사회 변동이 있었다. 농부의 아들이 고위층이 되고 명문가의 아들이 극빈층이 되는 일이 우리나라에서는 비교적 흔한 편이었다. 그리고 이러한 계급변동에 가장 효과적인 수단은 교육이다. 이러한 분위기가 전세계적으로 유례 없는 교육열의 중요한 원인중에 하나가 아닌가 싶다.

학부모/선생님들은 공부 잘하면 성공하고 공부 못하면 실패한다고 알게모르게 겁을 준다. 물론 초등학교 학력에 돈을 많이 벌어서 부유층이 되는 경우도 있지만, 이러한 분들은 졸부 취급을 받는 경우가 많고 대부분은 자식들은 어떻게든 좋은 교육을 시키거나 최소한 명문대 출신 며느리/사위를 본다. 신분 변화가 가능하다는 것은 긍정적인 일이지만, 그곳에서 살아가는 사회 구성원 (바로 우리…T.T)은 정말 극심한 스트레스를 앉고 살아갈 수 밖에 없다. 신분 상승의 길이 열려 있다는 말은 신분 하락도 열려있다는 말이다. 기득권이나 나이든 분들이 보수를 지지 하는 건 이치적으로 당연하다.

교육을 통한 신분 상승도 어쩌면 몇십년전 이야기 일지도 모르겠다. 우리나라도 안정화(?)되고 있고, 잘사는 집 아이가 공부도 잘한다. 하지만 사람들의 교육에 대한 인식은 많이 바뀐 것 같지는 않다. 여전히 공부/스펙은 전국민의 스트레스다. 반면에 요즘의 10대/20대들은 부모 세대들 보다 몇배 더 노력해도 얻을 수 있는 게 더 적다. 사회가 그만큼 안정화되었고 70/80년대의 고속 성장은 이제 다시 오기 힘들어 보인다.

서울대 나왔다고 신분상승이 보장되는 것만도 아니다. 그나마 조금더 보장되는 길이라면 고시나, 전문직, 유학(?) 같은게 아닐런지… 성공을 믿고 서울공대로 진학했던 나의 과동기들. (90년대는 기술입국을 권장하였다. 고3 때 나는 ‘과학원 이야기’, ‘포항공대 이야기’ 같은 책을 읽고 감명 받았었다.) 일부는 회사 연구원으로 평범한 삶을 살고 있지만, 뭔가 더 해보고 싶은 친구들은 고시로/의치대 대학원으로 각기 뿔뿔히 흩어졌다. 공부 머리로 한번 더 승부를 보려는 것이었을까. 나쁜 뜻은 아니다. 나 또한 다른 길을 선택한 사람 중에 하나이고, 어느 정도 필요한 부분이 있다. 편향성에 대해 말하는 거다.

뱀발로 인도 친구들하고 얘기 나눈 바에 따르면 인도도 우리나라 못지 않은 교육열을 가진 나라 중에 하나이다. 인도 역시 엄청난 사회 혼란을 겪고 있는 중이다. 갑자기 생겨난 부로 인해 사람들의 의식은 변하고 있고 카스트제도는 도전을 받고 있다. 최근 인도는 10년만에 투표로 정권교체를 이뤄냈다. 내 인도 페친들이 관련 포스팅을 쏟아 내는 걸 보면 젊은층들은 상당히 고무되어 있는 듯하다.

유럽은 이런 면에서 정반대인 것 같다. 사회는 안정되어 있고 대부분 사람들은 교육에 열심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미국은 그 중간정도 인 것 같고… 나중에 스위스/독일 체류 경험 이나 미국 유학 이야기 같은 건 또 포스팅 해보려고 한다. 이미 글이 너무 길어졌고, 자꾸 옆길로 새는 느낌이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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